'치솟는 에너지가격' 금융위기 이후 첫 무역수지 적자 위기

올해 최대 272억달러 적자 전망…급등한 유가 경제성장도 '발목'

요금 억제시 수요-수입 증가 '악순환'…소비요금에 원가 반영해야

 

국제 에너지 가격이 연중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우리나라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연일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지만 필수재인 에너지 수요는 크게 줄지 않으면서 무역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평균유가를 배럴당 100.4달러로 제시하고 지난해 에너지 수입물량을 기준으로 올해 에너지 수입비용 상승분이 62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 1280억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에경원은 이 같은 에너지 수입액 상승분을 올해(1~4월)와 지난해(2021년 5월 이후) 무역수지에 적용할 경우 141~272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올 들어 5월까지 2926억달러의 역대 최대 수출액 달성에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78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후 올 3월에서 5월까지 전년대비 에너지수입액 상승분만 223억달러에 이르면서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무역수지 적자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함께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총수입액 중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은 무역수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경원은 지금과 같은 에너지가격 상승이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져 GDP성장률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가격 상승의 원인에 따라 국내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현재 상황과 같이 생산차질 등 공급 측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GDP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공급측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0.04~0.12%p(포인트) 하락하며 국내 물가상승률은 약 0.26%p, 전체 산업 생산비는 0.67%p 각각 상승할 것으로 에경원은 추산했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 요금에 원가 반영을 과도하게 억제하는 정책이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 등을 과도하게 억제할 경우 가격 접근성이 높아진 에너지의 소비 수요를 늘려 또 다시 수입을 확대해야 하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경원 관계자는 "에너지 수입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때에는 이를 소비 요금에 반영해 에너지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격이 에너지 효율개선, 에너지 절약 등의 유인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면 추가적인 에너지 수입을 유발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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