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핵실험 강행시 '독자제재' 검토한다는데… 효과 있을까

안보리 추가 제재 불발에 미국 등과 '대안' 모색

중·러 겨냥 '세컨더리 보이콧' 요소 포함될 수도

 

정부가 북한의 제7차 핵실험에 대비해 독자 대북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방송 인터뷰에서 "새 정부 들어 독자적 대북제재에 대해 많이 검토했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독자제재 카드를 쓸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12일 출국하는 길에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을 했을 경우 단호히 대응한다는 게 윤석열 정부 입장"이라며 앞선 인터뷰 발언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독자 대북제재를 발동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 2017년 12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정부는 북한 단체 20곳과 개인 12명을 금융거래 제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보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땐 지난 2010년 5월24일엔 역대 가장 강력한 독자 대북제재로 꼽히는 이른바 '5·24조치'를 취했다.

'5·24조치'는 그해 3월 북한군의 어뢰 공격으로 우리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발동한 것으로서 △남북한의 교역 중단과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을 제외한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북한 선박의 우리 측 해역 운항·입항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금강산 관광의 경우 2008년 7월 우리 관광객이 북한군 초병의 공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2월엔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가 취해졌고, 이로써 금강산과 개성으로 대표됐던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 사업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일각에선 2018년 2월 북한의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등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5·24조치가 사문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정부는 아직 5·24조치의 해제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TV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22.6.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윤석열 정부가 독자 대북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건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도발엔 단호히 대응한다'는 기본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4년여 만에 재개한 데 이어, 추가 핵실험까지 준비 중인 상황이다.

그러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는 북한의 주요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불발됐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중국·러시아 때문에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는 사실상 불가능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동맹·우방국들과 함께 유엔을 거치지 않고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이 독자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또한 그 '대안' 가운데 하나란 얘기다.

이와 관련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이후 비슷한 시기에 한미일과 유럽연합(EU) 등 '같은 생각을 가진'(like-minded) 국가들이 새로운 독자제재를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는 북한과의 경협이나 인적교류가 활발할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에 각국이 새로운 제재조치를 취하더라도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상반기부터 외국인 입국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는 등의 '국경 봉쇄' 조치를 유지해오고 있으며, 사실상 중국·러시아를 제외하곤 대외 교역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각국이 추가 대북제재를 마련할 경우 중국·러시아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관련 요소를 담을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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