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더기' 미사일 발사…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 불만"

한미 연합해상훈련 다음날 '맞대응' 차원서 도발 감행

'국방력 강화' 지속 의미도… "코로나19 '변수' 안돼"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잇달아 쏘면서 올해 18번째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번째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북한 내부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른바 '국방력 강화'를 위한 각종 무기시험과 훈련은 계속 이행하겠단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한미 당국에 북한 또한 '강경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8분부터 약 35분 간 평양 순안 일대를 포함한 4개 지역에서 총 8발의 SRBM을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북한은 이날 최소 4종류의 미사일을 서로 다른 목표물을 향해 2발씩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또는 훈련 때 8발을 잇달아 쏜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5일 '화성-17형' 추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KN-23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잇달아 발사한 뒤 11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게다가 한미 당국은 현재 북한이 현재 제7차 핵실험 준비도 마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 해군은 이달 2일부터 사흘 간 미군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또 3일엔 서울에서 한미 및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잇달아 열고 "북한의 불법적 행동을 즉각 중단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간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미 항모강습단 연합기회훈련 마지막날인 4일 한미 양측 함정 6척과 항공기 3대가 대열을 형성해 항진하고 있다. (해군 제공) 2022.6.4/뉴스1 © News1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등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서 이날 미사일 도발을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은 한미훈련 기간에 맞춰 '반(反)접근 전략'(A2/AD) 차원에서 일제 포사격이나 지대함미사일 등 맞대응 성격의 훈련을 했다"며 "이번에도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미의 훈련 움직임에 대응해 명분을 찾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확장억제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한미연합훈련도 확대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미는 필요시 미군 전략자산을 적시에 한반도에 전개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와 관련 홍 실장은 북한의 이날 도발엔 "대북 확장억제력을 공언한 한미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며 "미군 전략무기나 한미의 움직임에 따른 군사적 대응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맞대응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8발이나 쏜 건 아주 이례적"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 자신들에게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로부턴 북한이 주변 정세 변화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계획을 이어가겠단 점도 이날 미사일 발사를 통해 재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도발 시기가 한미훈련과 맞물리긴 했지만 그 때문만으론 보기 어렵단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른바 '국방력 강화'와 관련해 연초부터 외부 환경 변화 등과 관계없이 '계획대로 가겠다'고 밝혀왔다. 작년 말 노동당 중앙위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확정했던 사항이 큰 틀에서 지속되는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은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앞으로 한동안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다 이달 상순 개최를 예고한 5차 전원회의를 계기로 추가 핵실험 실시까지 결정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교수는 "핵실험은 미사일 발사보다 정치적 파장이 더 크다"며 "북한이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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