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값 너무 비싸서"…아파트 절반이던 빌라 거래량, 올해 2배 '껑충'

1분기 전·월세 거래량도 최고 수준…경매 낙찰가율도 두달 연속 상승

매매·전셋값 급등과 개발 기대 영향…"환금성·깡통전세 유의해야"

 

매매든 임차든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대신 빌라(다세대·연립주택)를 택하는 일이 늘고 있다. 5년 전엔 아파트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빌라 거래는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전·월세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1월~5월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1만4078건이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 건수는 6067건으로 빌라 거래량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래 신고 기한이 1개월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최종 수치는 일부 변동될 수 있다. 다만 빌라 거래 비중이 아파트를 훨씬 앞지를 것이란 점은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상황은 지금과 정반대였다.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의 2배 가까이 됐다. 지난 2017년 1~5월 서울 빌라는 2만2681건, 아파트는 4만2324건 거래됐다. 2019년에도 2만1854건, 4만2324건으로 비슷했다.

2019년부터 아파트와 빌라의 거래량이 비슷해지기 시작했다. 2019년 1~5월 서울 빌라는 1만3961건, 아파트는 1만2938건 팔렸다. 2020년에는 각각 2만1716건과 2만7856건, 2021년엔 2만7359건과 2만192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빌라의 아파트 매매량 추월 현상은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아파트 거래는 5770건, 빌라는 5908건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달에는 992건과 1943건으로 빌라 대비 아파트 거래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임대차 시장에서도 빌라를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날 통계 기준 올해 1분기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거래된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3만2501건이다. 전년 1분기 대비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통계 작성 이래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매매 및 임대차 시장에서 빌라 거래가 늘어나는 이유는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이 가장 크다고 짚었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7818만원, 전셋값은 6억7709만원이다. 5년 전에 비해 매매는 6억원 이상, 전세는 3억원 이상 올랐다.

빌라 매매의 경우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점도 한몫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민간주도 재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통합기획 사업을 도입했다.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곳에서는 모아타운 제도를 도입해 높이·용도지역 등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경매 시장에서도 빌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지옥션 조사 결과 이달 서울 빌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6%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용산구 청파동1가의 빌라 지하1층은 지난 3일 7억5864만원에 낙찰되며 감정가(2억5000만원) 대비 3배 높은 가격에 매각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빌라 거래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빌라는 시세 정보가 널리 공개되지 않고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수할 땐 신중해야 한다"며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도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이른바 '깡통전세'가 아닌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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