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카메라·블박'…'거리측정기' 시장 후끈

코로나19에 '골프 열풍'…니콘·파인디지털도 '공략'

렌즈 제조·손떨림 보정·GPS 기술 접목한 새 먹거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골프열풍이 불면서 국내 카메라 기업과 블랙박스·내비게이션 업체들이 '골프 거리측정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지난해 5월 거리측정기 4종을 출시한 뒤 현재 정품 등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파인디지털은 자사 거리 측정기 '파인캐디 G300'을 지난 27일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했다.

애초 골프와 거리가 멀었던 기업이지만 △카메라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거리측정기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코로나19에 '골프 열풍'…골퍼와 핀 간 거리 재는 '거리측정기' 관심

'골프거리 측정기'는 골퍼와 멀리 있는 특정 물체와의 거리를 재는 기기다. 크게 '레이저' 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제품으로 나뉜다. 주로 카메라 기업은 렌즈·광학보정 기술을 녹인 '레이저 측정기'를 내놓고, 내비게이션·블랙박스 업체는 '광학보정·GPS' 기술을 밑거름으로 '레이저·GPS' 제품을 출시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골프거리측정기에 주목한 것은 기존 주력 사업이 하락세이거나, 향후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을 전망이어서다. 여기에 팬데믹 사태로 골프장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기존 골프거리측정기 사업 확대를 위해 신제품을 내놓고 관련 마케팅에 힘을 쏟고있다. 

니콘 같은 카메라 제조사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 출시 이후 점차 휴대전화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글로벌 디지털 카메라 출하량은 843만대로 전년대비 4.6% 감소했다. 2020년 실적은 전년보다 41.2% 줄어든 874만대였다.

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 시장은 일반 고객 대상 판매가 줄어들 전망인 탓에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내장형 블랙박스과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운전자들 또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니콘 골프거리 측정기  'COOLSHOT PROII STABILIZED'  (니콘 제공)© 뉴스1


◇니콘 '렌즈·손떨림 보정' 기술 녹인 기기 출시…주요 제품군 '진입'

거리측정기를 택한 비골프 기업들의 성적은 호조세다. 앞서 니콘은 지난 2016년 렌즈와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술을 녹인 '측정기 쿨샷'(COOLSHOT) 80i VR'를 내놨고, 기기는 코로나19 수혜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였던 거리측정기는 2020년 10%까지 성장했다. 2015년 1% 수준이었던 기기가 주요 제품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특히 2020년 거리측정기 단독 매출은 전년 대비 23% 뛰었다.  

니콘은 거리측정기의 덩치를 더 키우고자 지난해 5월 신제품 4종을 내놨다. △쿨샷 프로2 스테빌라이즈드 △쿨샷 라이트 스테빌라이즈드 △쿨샷 50i △쿨샷 20i GII(지투)가 대표적이다. 

파인디지털 골프거리 측정기 '캐디 G300'(파인디지털 제공)© 뉴스1


◇블랙박스·내비게이션 '투톱 기업'도 도전…파인디지털, 日서도 흥행

파인디지털과 팅크웨어가 속한 블랙박스·내비게이션 산업의 '거리측정기'도 꾸준히 성장세다. 두 기업 중 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곳은 '파인디지털'이다.

파인디지털 레이저 측정기 '파인캐디 J300'은 지난해 1월 일본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라쿠텐'에서 거리 측정기 부문 실시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회사는 내비게이션 사업을 통해 확보한 GPS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골프거리측정기 '파인캐디'를 내놓으며 골프 기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9년엔 블랙박스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레이저 골프거리 측정기를 출시했고, 지난 27일 롯데홈쇼핑에서 '파인캐디 G300'을 판매했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블랙박스 내 포토샵처럼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 '튜닝 기술'이 레이저 거리측정기에 탑재됐다"며 "시계 타입 GPS 거리측정기에는 골프장 지도가 들어가 꺾인 나무에 가린 깃대 위치도 잡아낸다"고 말했다.

◇올해 KLPGA 투어도 사용 허용…삼성·LGU+도 관련 산업 관심

업계는 또다른 IT 기업들도 골프거리측정기에 눈길을 돌릴 것으로 본다. 최근 몇년간 캐디의 몸값이 뛰면서 캐디 선택제를 쓰는 골프장이 늘면서다. 영국 글로벌 리서치회사 '테크나비오'(TechNavio)도 전세계 골프용 거리계 시장은 지난 2020년 4억2611만달러에서 연평균 7% 성장해 2025년에는 5억9776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프로 선수들이 거리측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골프거리측정기 확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골프 측정기는 아마추어를 위해서 나왔다"며 "올해부터 공식적으로 여자 프로 선수들도 쓸 수 있게 되면서 존재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직접 '거리측정기'를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사업에 힘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골프 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를 만든 '브이씨'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회사의 초정밀 측위·통신 기술을 접목해 핀과 골퍼 간 거리를 ㎝ 수준까지 정밀하게 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4 골프에디션'(2021년작)을 앞세우고 있다. △전세계 4만여개 골프 코스 데이터 △거리 측정 △샷 이력 확인이 가능한 앱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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