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만 남았다…봄바람·백신 접종·거리두기 완화

각종 지표서 다시 경고음…집단감염 증가 우려

낮아진 경계심에 방역수칙 위반·이동량 증가

 

따뜻한 봄과 함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다소 풀어주면서 소비와 외출 심리도 자극, 평일 저녁과 주말에 인파가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확산세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확진자도 다시 증가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1주간 지역 일평균은 399.9명으로 전날 396.1명보다 3.8명 늘었다.

14일째 300명대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수준이지만, 이날 0시 기준 지역 확진자가 402명 이상일 경우 15일 만에 2.5단계 기준(1주간 지역 평균 400~500명대)에 부합하게 된다.

11일 지역발생 확진자가 400명이 넘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오히려 500명에 근접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경계심이 낮아진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탓이다.

최근 집단감염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감염이 이어진 사례가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는 74명이 마스크 착용 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구시 북구 대학생 지인 모임에서도 이용자 명부나 종사자 증상 확인 대장이 부실하게 관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의 최대 적이 사람들의 방심이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방역수칙 위반은 곧장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선행 확진자 접촉에 따른 일상 감염보다는 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방역수칙 미준수로 인해 다수 일어나는 집단감염은 최근 2주간 전체 확진자 중 32%에 이른다. 이 비중은 한때 20%대 초반까지 떨어졌었다.

실제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의 경우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비수도권도 지난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환자 수가 최근 조금씩 증가하는 양상"이라며 "이는 이동량 증가와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의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됨에 따라 경계심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다. 일상으로 복귀를 위한 첫걸음이기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일러야 연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일부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하고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것을 보면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이 지켜야 하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 않다.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영업금지 시간에 손님을 받아 과태료를 받는 식당이 확인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거리두기가 실종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을 봐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이 백신 접종을 서두른 데는 역설적이게도 국민들의 방역수칙 미준수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한 측면이 크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이스라엘은 가장 먼저 국경을 닫았지만 확산세를 막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이후에도 국경을 한차례 닫은 적이 있으며 총 세 차례나 국경을 폐쇄했다. 현재 1차 접종자가 무려 500만 명을 돌파했으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여전히 3000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언제든지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같은 점을 계속해서 우려하고 있다.

수미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는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방심할 때가 아니다. 더욱 방역을 강화할 때"라고 강조했으며,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백신의 도착은 큰 희망의 순간이지만 우리가 집중력을 잃는 순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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