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보상비 ·공사비’ 험준한 첫발…화정 아이파크 수습 ‘4000억’ 넘길까

예비 입주자·상인 등 협의 지연…요구사항 반영 등 변수 많아

절차 미정에 '70개월' 기한 늘어질 가능성도…공사비 상승 불가피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지난 1월 외벽 붕괴사고를 낸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8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다. 발표된 수습 비용은 3700억원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비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전날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8개 동 전면 철거 및 재시공 방침을 밝혔다. 

재시공 과정에서 들 추가 비용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약 1700억원이 충당금으로 선반영된 것을 합치면, 전체 수습 비용은 약 3700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273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추산된 비용은 지연 비용과 입주 예정자 보상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화정 아이파크는 당초 총 8개 동 847가구(아파스텔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가 올해 11월 입주할 예정이었다.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계약을 유지할 경우 HDC현산은 이들에게 입주 지연 기간만큼 지체 보상금을 줘야 한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는 6.5% 수준, 오피스텔 계약자는 8% 수준이다. 철거 후 준공까지 약 70개월(5년 10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라, 최고 분양가(전용 84·57600만원) 기준 약 1억1000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받는다.

계약을 해지할 경우 분양가의 10%(최고 분양가 기준 약 5760만원)를 위약금으로 받게 된다. 여기에 납부한 분양대금에 대해 연 2% 수준의 금리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추후 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보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커 공사비 또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비 입주자들은 입주 지연으로 당장 살 집이 없어진 만큼 추후 주거 지원이나 대출, 세금 문제에 대한 대책도 세심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의에 차질이 빚어지면 민사상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상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상가 협의도 남았다. 외벽 붕괴 사고로 영업에 피해를 본 상가는 131곳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대부분 피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 

70개월로 예상한 기한도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공사 첫 단계인 철거부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HDC현산은 전날 입주 예정자 뜻에 따라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 개개인의 의견 수렴은 하지 못했다. 당초 1개 동 및 해당 단지 철거만 거론됐기 때문에 추가 의견 수렴이 필요한 상황이다.

철거 방식도 정해야 한다. 이 단지는 광주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최상층 골조 공정까지 끝났다. 통상 철거 비용보다 더 비싼 값이 책정될 수도 있다. 철거로 인한 소음, 분진 문제로 주변 상인들과 재차 갈등을 빚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HDC현산은 관련 인허가에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이유로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지난해부터 글로벌 원자재 수급난이 심화하면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례 없는 일이라 새로 짓는 데 드는 비용을 정확히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재시공까지 6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이고, 변수가 많은 만큼 당장 책정된 금액보다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 예상"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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