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대란·치솟는 원자재값…'카플레이션' 현실화

K8 연식변경 모델 최대 60만원 넘게 올라…GV70·모하비·코나도↑

철광석·니켈 등 주요 원자재값 급등…업계 "카플레이션 장기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이른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이 현실화 되는 모습이다.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업계에선 카플레이션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최근 출시한 준대형 세단 K8 연식변경 모델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최대 60만원 넘게 올랐다. 2.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의 경우 3729만원에서 3318만원으로 39만원 올랐고 2.5 가솔린 노블레스 가격은 3510만원에서 3573만원으로 63만원이나 인상됐다. 3.5 가솔린 노블레스와 시그니처도 각각 직전 모델 대비 64만원 올랐다. 기아 관계자는 "사양 고급화를 원하는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일부 고급 편의사양을 기본화하고 주요 부품 개선을 통해 상품성을 강화했다"고 했다.

지난달 제네시스가 출시한 GV70의 연식변경 모델 가격도 4791만원에서 4904만원으로 무려 113만원 인상됐다. 올해 초 기아가 출시한 모하비의 경우도 4869~5694만원에서 4958~5781만원으로 올랐고, 현대차의 코나 가격도 2.0 가솔린 기준 1962~2648만원에서 2144~2707만원으로 인상됐다. 

차량 가격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계기로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현대차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승용차 평균 가격은 4758만원으로, 전년 4182만원 대비 13.7% 올랐다. 기아의 지난해 국내 RV 평균 가격도 전년 3626만원에서 4130만원으로 13.8% 인상됐다. 

차량 가격 상승에는 무엇보다 차체에 들어가는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의 급등 영향이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철강과 니켈 등 주요 원자재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철강과 완성차업계는 최근 철광석 등 원자재값 상승을 반영해 강판 가격을 톤(t) 당 15만원 인상하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 톤(t)당 120.19달러에서 지난달 22일 기준 150.6달러로 25% 이상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로 꼽히는 니켈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해말 톤(t)당 2만925달러였던 니켈 가격은 지난달 21일 기준 3만3275달러로 상승했다. 코발트와 알루미늄 가격도 크게 올랐다.

업계에서는 해소되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 대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해 카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각국 신차와 중고차 가격 고공행진의 원인인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난, 소재가격 급등 등에 따른 제조 원가 상승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러시아 육상 운송 제한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등이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도 "러시아 사태와 중국 봉쇄 등에 따른 공급난, 여기에 더해진 원자재값 급등 등에 따라 카플레이션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장기화됨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 역시 생산차질 속에서 값이 비싼 프리미엄급 차량 생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카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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