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불똥 튈라…'정호영 출구전략' 여론 살피는 국힘

추가 낙마시 민주당 공세↑…임명 강행하면 지지율↓

주말쯤 거취 가닥 전망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입장이 복잡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불과 닷새 남겨둔 시점에서 추가 낙마자가 나올 경우 새 정부 출범에 지장이 커질 수 있어 부담이다. 

하지만 '공정과 상식'을 핵심 국정 목표로 내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으로서는 '조국 사태'를 연상시키는 정 후보자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에 이어 정호영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낙마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추가 낙마는 없다며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국민의힘 내에서조차 자진사퇴 목소리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 후보자의 거취가 민주당이 결정권을 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과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후보자가 중도에 낙마할 경우 민주당의 다음 칼끝이 곧바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가능한 1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모두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3일 밤 정호영 후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집단 퇴장한 민주당을 향해 '발목잡기'라고 날을 세웠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국민은 국정 안정을 바라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계속 새 정부 발목잡기로 일관하면 민심의 거센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결정적 한방이 없었던 만큼 총리를 인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청문회에서 한덕수 후보가 도덕적으로나 실정법상의 위반이 있었나 보면 그렇지 않았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국무위원을 갖추고 출범해 빨리 국민들의 민생에 전념할 수 있도록 거대 야당인 민주당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자칫 여론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호영 이분도 자진사퇴해야 된다"면서 "저희는 조국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그게 정권교체를 해주신 국민들에 대한 국민의힘의 도리"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 눈높이에서 저건 아니다 그러면 아닌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지금 정호영을 보호하고 장관시켜주려고 정권교체를 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양파도 아니고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오는 후보는 처음"이라며 "정 후보자는 이제 복지부 출근 생각을 하지 말고 경찰에 출석, 조사받으러 가는 게 어떠냐"고 쏘아붙였다. 

특히 민주당은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절차를 무기 삼아 추가 낙마를 압박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 "국민의 부정 여론이 큰 데도 정호영, 한동훈 등 임명을 강행할 경우 결과적으로 우리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에서 그런 부분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라며 "직접 연결돼 있다기보다 결과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되기 때문에 각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자녀 입시, 편입학 문제, 병역 문제, 논문 문제 등 20·30대 여론에 상당히 민감한 문제들이 나와서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 후보자가 한시라도 빨리 사퇴했으면 좋겠다는 게 대략적인 분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정 후보자가 총리 인준과 연계돼 있어서 수면 아래에서 여야 협상이 오고가야 하는데 검수완박으로 정국이 경색돼 있어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안 나오는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요일(6일) 정도까지는 여야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주말(7~8일)쯤 돼야 정 후보자 거취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당선인 측에선 일단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 추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 인준 과정에서 민주당 측이 정 후보자를 두고 협상을 제의하거나 여론이 갑자기 악화되면 윤 당선인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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