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예고됐던' 심야 열병식 취소한 까닭… 날씨 탓인 듯

 

준비만 수개월… '0시 개최'는 일단 불발

 

25일 오후 혹은 아예 다른 날 진행할 수도

 

당초 25일 0시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 90주년 계기 열병식이 진행되지 않았다.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주요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오전 열병식에 관한 언급 없이 통상적인 보도만 내놨다. '백승의 역사와 전통을 창조한 조선인민혁명군의 투쟁업적은 영원불멸할 것이다'와 같은 사설이나 창건일을 기념하는 중앙사진전람회 개막, 우표 발행 등 소식이 이어졌다.

북한은 지난 1월 각종 기념일들이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은 올해를 '혁명적 대경사의 해'라고 표현하며 성대한 경축행사를 예고했다. 열병식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꾸준히 포착돼왔다.

과거 북한은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100주년(2012년)과 105주년(2017년)에 열병식을 진행했다. 이에 올해 110주년 태양절을 계기로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김 주석 생일 전후로 열병식 연습장인 평양 미림비행장 등지에선 그 준비 동향만 계속 확인돼왔다.

북한이 이번 태양절을 각종 축전 등 내부 경축 행사만으로 보내면서 우리 정부 당국에선 북한이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에 맞춰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인민혁명군'은 북한에서 지난 1932년 4월25일 김일성 주석이 항일투쟁을 위해 조직했다고 주장하는 무장조직이다.

특히 관계 당국에선 북한이 이번에도 기념일 '0시'에 시작하는 '심야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봐왔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심야에 개최한 뒤 작년 1월14일 8차 당 대회, 같은 해 9월9일 정권수립 73주년 기념 열병식 모두 심야에 개최해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소식통을 인용, 지난 2주 사이 평양에서 심야에 제트기와 헬리콥터가 비행하는 소리가 4차례 들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 또한 수일 전부터 북한이 열병식 행사 참가 인원을 비행기로 수송하거나 평양 김일성광장에 무대를 설치하고 군 장비를 대거 이동하는 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이날 오전 2~3시까지도 열병식 행사장인 김일성광장 내 조명도 켜둔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작 열병식은 열리지 않았다.

북한이 이날 '심야 열병식'을 개최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는 일단 날씨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도 이날 0시를 기해 열병식을 개최하고자 준비했지만 날씨 탓에 '열병식 콘셉트'를 맞추지 못할 것으로 판단돼 결국 취소했을 수 있단 것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주요 장비 손상이나 축포 발사 등이 계획했던 일정 진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했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심야 개최'가 불발된 이번 열병식을 25일 중 다시 개최하거나 아예 다른 날을 잡아 심야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2015년 10월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도 오전 시작을 예정했으나 우천을 이유로 당일 오후로 미룬 적이 있다.

우리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평양 날씨는 오전 내내 흐리고 오후에도 구름이 많이 낄 전망이다. 강수확률은 최대 30%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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