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자영업자들 “봄날 오나 했더니, 이번엔 금리로 압박” 대폭발

거리두기 해제로 기대 컸는데…“정부 금리인상으로 찬물 끼얹어"

코로나19 최대 피해자…“땜질식 처방 말고 실질 지원책 내놔라”

 

# 대전 서구 관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52·여)는 지난 2년간 두 번에 걸쳐 총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폐업을 수십번 고민했지만 정부의 재난지원금이라도 받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 최근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매출회복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했기 때문이다. A씨는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라며 깊은 탄식을 뿜어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1.25%→1.50%로 0.25%p 전격 인상한 가운데 대전·충남 중소기업·자영업자계가 대출 이자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무려 2년 1개월간 지속됐던 사회적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빚 청산이 가능할 정도까지 매출회복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은행 및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5월 이후 2년 넘게 유지해오던 0.5%의 기준금리를 지난해 두차례(8월‧11월) 각각 0.25%p씩 인상했다.

이어 올들어서도 두 차례(1월·4월)에 걸쳐 같은 수준으로 인상을 단행, 어느덧 1.50%대로 껑충 뛰었다.  

이같은 기준 금리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직결되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당장 매월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늘어난다.

더욱이 정부가 당초 지난 3월 종료 예정이었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오는 9월로 연장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매출 상승효과는 어느정도 있겠지만 4~5개월안에 빚 청산까지 할 정도로 수직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충남 아산시에서 기계부품 표면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B대표(58)는 “경영안전자금 등 우대금리를 적용받더라도 금리인상에 따라 이자비용이 수백만원씩 늘어난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요인도 좋지 않다”라며 “중소기업인이 진정한 애국자라는 말이 있는데 칭찬이 아니라 조롱으로 들린다.(정부가)어렵더라도 긴 안목으로 정책을 편 것이 하나도 없다”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현재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상품과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약 3~7% 수준이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5000만원(2년·6%·원리금균등상환조건)을 대출받았을 경우 1회차부터 196만원의 원금과 25만원의 이자 등을 합쳐 221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된 이유다.

더욱이 각국의 기준금리 줄인상 기조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최소 2.00%까지 인상될 가능성도 있어 지역 경제계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대전 유성구 궁동 대학가에서 소주방을 운영하는 C씨(48)는 “이제 좀 장사 좀 하려나 기대했더니 또 금리를 올리나”라며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지 말고 근본적 처방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전국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09조 2000억원으로 전년 803조 5000억 원보다 13.2%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말 684조 9000원과 비교하면 32.7%나 급증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대전지역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비중은 59.9%로 전국 평균 70.8%보다는 낮으나 광역시 평균 50.6%보다는 높았다. 특히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서 대출이 증가하는 등 강도 높은 사회적거리두기 속에서 대출로 버텨온 것을 방증해 주고 있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한껏 기대에 부푼 자영업자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또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 News1 김기태 기자


또, 지난해 9월 기준 대전지역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비중은 59.9%로 전국 평균 70.8%보다는 낮으나 광역시 평균 50.6%보다는 높았다.

특히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서 대출이 증가하는 등 강도 높은 사회적거리두기 속에서 대출로 버텨온 것을 방증해 주고 있다.

이밖에 최근 1235원에 머물 정도로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석유·목재 등 천연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원자재·중간재를 수입해 최종재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석유 전량을 수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환율상승이 유가는 물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까지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소상공인자영업연합회 안부용 회장은 “코로나19 최대 피해자는 자영업자들이다. 지난 2년간 소위 ‘버티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라며 “힘들어 쓰러져도 정부의 방역정책에 협조한 것도 자영업자들이다. 다시 회생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속히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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