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PD "이은해 '내연남 있다' 먼저 말해…보통내기들 아냐"

김영태 PD, '김태현의 정치쇼' 12일 방송서 언급

'그알' 23일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후속 방송

 

가평 계곡 살인 사건에 대해 다뤘던 '그것이 알고싶다'의 김영태 PD가 취재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12일 오전 방송된 SBS 러브FM '김태현의 정치쇼'에는 김 PD가 출연, 해당 사건에 처음 취재를 시작하게 된 이유 및 이은해 조현수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줬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이은해의 남편 윤모씨가 지난 2019년 6월30일 저녁 경기 가평의 용소계곡에 뛰어들게 종용해 숨지게 한 혐의 및 윤씨의 사망보험금 8억원을 부당 수령하려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현재 이들은 공개 수배 중이다. 

김 PD는 2020년 10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가평 계곡 살인 사건에 대해 다룬 뒤, 최근 공개수배가 이뤄진 것에 대해 "유족들을 통해 미리 들었는데 처음에는 얼떨떨했다, 얘기를 듣다보니까 취재를 잘했으면 당겨졌을 텐데 싶어서 씁쓸하고 죄송하기도 하더라"라며 "제작하면서 이들에게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해야 하는 게 안타까웠는데, 공개수배로 뻔뻔한 목소리가 그대로 나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처음 사건을 취재하게 된 건 이은해의 전화 한 통 때문이었다고. 김 PD는 "다른 보험 사건을 취재하다가 다양한 케이스를 조사해야 하니까 방송을 통해 보험사와 분쟁 중인 분들의 관련 제보를 요청했다. 그런데 이은해에게 '대형 보험사의 불법 만행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온 것"이라며 "그날 통화를 하고 사건의 전말을 이은해에게 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초반부터 제작진이 이은해를 의심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수차례 통화가 이어진 후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김 PD는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느끼진 못했으나 몇 차례 통화를 이어가다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남편이 사망한 사건인데 당연히 있어야 하는 슬픔이나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고, 건조하게 이야기하더라"라며 "(계곡에 같이 간 사람들이) 남편의 지인이 아닌 본인의 지인으로만 구성됐다는 것도 의아했다. 결정적인 건 이은해가 '사실 내연 관계에 있었는데 내연남도 계곡에 같이 갔다'라고 먼저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되지 않아서 취재진도 (또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던 사건"이라며 "살인까지는 감히 생각을 못했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니 확인을 해봐야겠다에서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취재를 할 때 이은해와 조현수가 어떤 느낌이었냐는 질문에 김 PD는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보통 방송사가 '그알'에서 전화를 했다고 하면 당황하기 마련인데, 당황은 했지만 다른 주제로 말을 잘 돌리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오히려 내게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냐'라고 공격적으로 말하기도 했다"라며 "그래서 이들이 불법과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경험했구나 싶었다"라고 했다.

사건 당시 계곡에는 이은해와 조현수 외에도 네 명의 목격자가 있었다. 이들은 범행에 대해 눈치채지 못했을까. 김 PD는 "네 명의 목격자 중에는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와 인터뷰를 했던 목격자는 그날 윤씨를 처음 봤고 무리에도 처음 꼈다"라며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목격자를 만들기 위한 섭외가 아니었나 한다, 사건과 관계가 없는 사람을 일부러 섭외하고 캐스팅해서 그 현장에 데려간 것이다, 그만큼 치밀하게 이 상황을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사견을 전했다.

반면 윤씨는 보통 사람이었다고. 김 PD는 "윤씨는 평범하고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유일한 흠이 너무 착했다는 것이었다"라며 "윤씨는 이은해를 정말 사랑해서 원하는 걸 이뤄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은해는 윤씨를 사랑하지 않고 도구로, 수단으로만 이용한 게 안타깝다"라고 했다. 이어 "슬프지만 윤씨도 이은해가 자신을 해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가 '이 보험금을 은해가 잘 받아야 할 텐데'라고 쓴 글도 있다, 자신을 위험으로 몰아가는 상황이 반복되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라며 "의심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알면서도 외면했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윤씨를 대하는 태도도 달랐다. 김 PD는 "이은해는 (윤씨에게) 요구할 것을 강단있게 요구했다, 지시를 내리고 스스럼 없이 요청했다, 반면 조현수는 윤씨에게 '형님'이라고 하며 예의를 갖춰서 대했다, 대화에서 상하관계나 지시관계가 안 느졌다, 오히려 그걸 이용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더 악독하고 무섭다"라고 말했다.

취재를 할 때 우연히 많이 겹쳤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김 PD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우연이 많았다, 처음 폭포로 취재 갔을 때 물속이 궁금했는데, 그때 마침 전문 다이버가 우연히 있어서 그분 덕에 지형 촬영을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또 "처음에 윤씨가 살던 집을 찾아갔을 때도 우연히 건물주를 만났다, 그분이 동물적 감각일지 모르겠는데 장례 기간에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CCTV를 백업해놓은 거다"라며 "사건 취재에 도움이 되는 우연들이 계속 겹쳐서 이 사건이 덕분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현재 가평계곡 살인 사건 후속편을 준비 중이다. 김 PD는 "방송 이후에도 취재를 이어갔고 유의미한 결과물을 쌓아왔다, 또 다른 PD가 새로운 취재물을 모아 오는 23일 방송할 것"이라며 "이은해의 전 연인들이 의문스럽게 사망했다는 의혹, 복어독 관련 부분도 취재돼 방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PD는 "그간 쌓아져 있던 기록들, 행적들을 봤을 때 윤씨의 죽음에 대해 두 사람이 책임을 외면할 수 없다"라며 이은해와 조현수에게 "어떤 걸 상상하든 원하는 게 무엇이든 간에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수사기관 취재진이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다. 잘 있다가 잘 검거되라"라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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