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명운' 달린 국민연금 개혁…의사출신 비전문가 '갸우뚱'

경북대병원장 출신 정호영 후보자 정무능력·전문성 시험대

전문성 갖춘 차관 보좌로는 한계…동력 떨어질 가능성 높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40년 지기(知己) 친구로 알려진 정호영(62)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새 정부 최대 과제인 국민연금 개혁을 제대로 이끌어갈지 우려와 희망 섞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정호영 후보자가 걸어온 길을 보면 국민연금 개혁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 후보자는 국립대병원장을 역임한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위암 전문가' 깜짝 발탁…국민연금과 접점 없어

정 후보자는 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지난 37년 동안 암 수술과 의료행정에 몸담았다. 지난 2017년 8월 3일부터 2020년 8월 2일까지 경북대학교병원 병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2020년 초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할 때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며, 일반·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전념했다. 정 후보자는 대한위암학회 회장과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서울대병원 이사, 대한병원협회 상임이사, 대한상급종합병원협의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이력만 보면 코로나19 방역에 전문성을 보인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는 보건복지부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려 행정적인 뒷받침을 한다. 반면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방역 실무를 전담한다. 

복지부는 큰 틀에서 질병청이 방역 활동을 제대로 하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각종 제도 개선을 이끌어간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정치인 또는 관료, 복지 분야 대학 교수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사례가 많았다.

코로나19는 오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대부분 해제하는 등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었다. 향후 질병관리청 청장도 의사 출신 교수나 관료가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5년 8월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진엽 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원격의료 전문가라는 상징성이 컸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서 복지부 최대 업무는 코로나19보다는 국민연금 개혁일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를 지명한 배경에 대해 "재정 및 복지 전문가를 차관으로 뒷받침하고, 보건의료 전문가를 장관으로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 실세 유시민 장관, 연금 문제로 사퇴…"대통령도 어려운 개혁"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자 시설 연금 개혁을 제시했고,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도 연금 개혁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안 위원장은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공적연금 개혁은 청년세대 미래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가 국민연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정치가, 전문가들은 비겁하다"며 "동일 연금제(Common Pension)를 갖추고 더 내든, 덜 받든, 나중에 받든 과감하게 연금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금 개혁은 '증세'보다 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이 내는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다양한 이해관계로 논의 자체가 쉽지 않다. 2007년 5월 당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개혁이 벽에 부딪히자 사퇴했다. 당시 유 장관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에서 12년간 점진적으로 12.9%로 올리는 대신 소득대체율은 6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개혁인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기존 직역연금과 달리 성인 대부분이 대상인 만큼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가 아니라면 추진 자체가 어렵다. 주무부처 장관의 고도화된 정무능력이 중요한 상황이다. 법 개정도 필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전문성을 갖춘 차관이 와도 국민연금 개혁을 이끌어가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반응은 여야가 다르지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제 복지부 이슈는 코로나19보다는 국민연금과 복지 정책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라고 해서 새 정부의 가장 큰 개혁과제를 잘 이끌어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장관이 아닌 대통령이 직접 챙겨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정도로 힘든 개혁"이라며 "정무 능력은 기본이고 연금 등 다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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