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때 치솟은 진영갈등지수, 갈라치기 대선으로 정점

코로나 위기 앞 주춤하다…올 1분기 '최고'

사안마다 거대 양당 중심 대립 고착…팬덤정치 경계, 통합정치 시급

 

대한민국에서 진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정치 구조가 거대 양당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지난 3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진영 갈등이 정점에 이른 모습이다. 

이번 대선은 유례를 찾기 힘든 비호감 선거로 꼽혔다. 이재명, 윤석열 대통령 후보쪽에서 각종 의혹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계속 제기되면서 유권자들이 지지후보를 일찍 정하지 못하고 뉴스미디어나 소셜미디어 가릴 것 없이 각 후보를 중심으로 부정적 언급량이 폭발하듯 늘어난 시기였다.

◇文 정부기간중 진영갈등, '조국 사태'로 분출하고 '4.15총선'후 더 악화

11일 뉴스1이 빅데이터 분석업체 타파크로스에 의뢰해 우리 사회갈등을 5개로 유형화하고 뉴스 기사와 소셜미디어(SNS)에서 갈등관련 언급량(버즈양) 데이터를 집계한 뒤 일정한 산식에 따라 계산한 결과 올해 1분기(1월1일~315일) 진영 갈등지수는 누적기준 136.8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2년차인 2018년을 100으로 했을 경우 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올 1분기가 최대치다.

지수는 직전 4개분기 평균치를 기준으로 해당분기 진영 갈등 관련 전체 언급량 증감과 긍정언급량 대비 부정언급량 초과유입치 증감을 토대로 분기별로 진영갈등이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증감지수를 산출한 다음, 이를 시기별로 합산해 누적지수를 작성했다. 

종합갈등지수는 이들 5개 유형별 갈등지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했다. 각 갈등에 대한 사람의 참여도와 상관없이 각 갈등이 사회에서 갖는 무게나 중요성은 같다고 가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분기 전체 언급량이 늘수록, 부정언급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될 수록 갈등전선이 확산되고 갈등정도도 깊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추이 면에서는 2019년 2분기까지 다소 잠잠해진 것으로 보이다 2019년 3분기 소위 '조국 사태'가 발발하며 진영갈등의 불씨를 댕겼다. 이 분기 동안 추가된 진영 갈등지수만 16.1로 분석대상 기간중 최대다. 2019년 8월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자녀를 포함, 일가족과 관련된 여러 논란이 제기되며 양측 진영이 극렬하게 대립했다. 조국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법원·검찰청이 있는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집회를 가지며 지도자와 국민간의 갈등은 물론 국민간 갈등도 증폭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조국 사태는 국민사이에서 집권여당의 '내로남불'에 대한 자각심을 높이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20대 대통령 후보로 가는 씨앗을 뿌리게 된다. 4분기 이후에는 조국 전 장관 일가족에 대한 수사 혹은 재판이 시작되며 진영갈등이 다소 누그러든다.2020년 상반기에도 진영갈등 지수가 제법 낮아진 데는 코로나 19 팬데믹 방역에 대한 공감대가 집회의 형식을 많이 갖는 갈등을 자제시킨 영향도 있어 보인다.

우려스러운 것은 2020년 3분기부터 진영 갈등도가 다시 플러스로 반전된뒤 대선국면까지 누적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2020년 4.15총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4.15총선에서 민주당이 위성정당과 합쳐 180석에 가까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며 독주에 대한 저항과 반감도 덩달아 커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분기부터는 코로나 19팬데믹의 와중에서도 공개적 갈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수단체들이 광복절을 맞아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2020년 12월에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갈등이 정점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해 12월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 대선 국면에 진영갈등 심화…대립 '첨예'

조국 사태와 4.15총선으로 누적된 진영갈등은 대선국면에서 또 한번 폭발의 계기를 맞았다. 지난해 3분기이후 올 1분기 중 추가된 진영갈등도만 26.6이다.  2018년을 100으로 했을때 올 1분기 진영갈등 누적지수는 1.4배 수준인 136.8로 자라났다.

지난해 2분기 더불어민주당은 본격적인 대선 후보 경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선 연기론, 경선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3분기에는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이 터지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책임공방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고 윤석열 후보의 국민의 힘 입당과 관련한 잡음도 일었다. 

이후 올 3월9일 대통령 선거까지는 모양이 대동소이하다. 상대후보나 가족과 관련한 의혹은 물론 후보의 말실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공격이 시시각각으로 치열하게 일어나며 네거티브 공방이 역대 가장 치열했던 선거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3분기~올 1분기 진영갈등에서 부정 언급량은 평균 7314만건으로 그 이전 4개분기 평균치에 비해 85.6% 늘었다. 긍정 언급량 대비 부정언급량 배율 또한 이 기간 중 1.45에서 1.67로 높아졌다.

◇진영 정치, 국민 분열 부추겨…"지나친 팬덤 경계해야"

전문가들 역시 실제로 최근 수년간 진영 갈등이 격화됐다는 것에 공감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진영 갈등의 경우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덜했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격렬해진 특징이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며 "그 정점이 지난 대선"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예전에는 여론조사를 진행하면 본인의 이념 성향이 보수, 진보인 것과는 무관하게 현안마다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는 응답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현안에 대해서 보수와 진보 성향 응답자가 거의 비율대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이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영 정치를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국민 분열 등 사회 전체적인 측면으로 보면 좋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들이 파업할 때 문 대통령이 '간호사들 고맙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라며 "자기편을 가르면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SNS, 커뮤니티의 활성화와 함께 갈등 이슈를 정치적으로 혹은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 위원은 "SNS와 유튜브가 활성화하면서 이른바 '동원 정치'가 활성화됐다"며 "정치적 사안마다 각 진영의 목소리가 일제히 쏟아지면서 그로 인한 갈등의 일상화 현상 역시 발생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차기 정권은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 대통령 때문에 갈등이 더 깊어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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