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동안 전·월세 8600개 사라졌다…고개 드는 임대차난 우려

서울 전·월세 매물 한달간 16% 이상 감소…대출재개 등 영향

임대차법 만기 매물·입주 물량 부족 우려…새 정부 정책 주목

 

봄 이사철을 맞은 임대차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하락했던 전·월세 수요가 다시 반등하는 분위기다. 오는 8월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전날 기준 한달 전인 3월10일 대비 5만1615건에서 4만2959건으로 16.8% 줄었다. 시도별로 따지면 전국에서 서울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전세와 월세 물건을 따로 따져도 하락 폭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세 매물은 3만1791건에서 26442건으로 16.9% 줄었다. 월세는 1만9824건에서 1만6517건으로 16.7% 감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를 유지하던 전셋값은 최근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요가 늘고 곳곳에서 잇단 전·월세 최고가 기록이 새롭게 나오면서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0.7까지 5주 연속 상승했다. 수급지수는 0~200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기준선인 100보다 위면 매수세가 더 크고, 100보다 아래면 매도세가 더 크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지난 2월 넷째주 약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인 89.5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반등하는 상황이다.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출 시중은행이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하면서 급전세들이 소화됐다고 분석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이 발표된 뒤 전세 매물을 매매로 돌리는 일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달 최고가 임대차 계약도 잇따라 화제가 됐다.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전용 271㎡는 75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강남구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 전용면적 273㎡는 보증금 4억원에 월세 4000만원짜리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에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도래하는 오는 8월 전후로 임대차 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2+2 계약갱신청구권 기간과 인상률 5% 상한이 풀린 매물이 시장에 풀릴 수 있지만, 집주인들이 보상심리로 신규 계약에 대해 보증금과 월세를 대폭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매매 시장으로 넘어가려는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입주 물량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35.7%(1만1427가구) 줄어든 2만520가구다. 2020년(4만9478가구)의 41% 정도에 그친다.

다만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 유지되고 있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 1월 말 이후 매주 하향세다. 그러나 향후 상승 변수가 있는 만큼, 새 정부 정책 과정에서 세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차기 정부는 민관이 합심해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민간임대시장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자율성과 유연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세가격 안착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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