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는 소리가 아직도 생생한데…" 세월호 참사해역 다시 '눈물바다'

유가족 28명·416단체 관계자 등 54명 사고해역서 선상추모식

"가슴에 묻기엔 8년이란 세월 너무 짧아…명예회복 되기를"

 

"아이들 웃는 소리가 아직도 생생한데…. 가슴에 묻기엔 8년이란 세월은 너무 짧아요."

세월호 8주기를 엿새 앞둔 10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잔잔한 파고를 넘실거리는 노란 부표가 '참사 해역' 임을 알렸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세월호 침몰해역. 뱃고동 소리가 고요히 울려 퍼지며 유가족을 맞이했다. "아들, 보고싶다." "딸, 잘 지내니?"

노란 부표를 바라보며 아이들을 부르던 유가족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4·16가족협의회 유가족 28명과 관련 단체 관계자 등 54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전남 목포시 죽교동 목포해양경찰서전용부두에서 경비함정 3015함을 타고 96㎞ 떨어진 사고해역을 찾았다.

지난해 4월11일 해경이 세월호 참사 당시 지휘부를 태웠던 3009함을 선상추모식에 배정해 유가족의 항의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이날 추모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3시간 전 부두를 출발할 때만 해도 담담하던 유가족들의 얼굴은 사고해역이 다가오자 짙은 슬픔이 드리워졌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엿새 앞둔 10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선상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한 유가족이 사고해역을 알리는 노란부표를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2022.4.1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선상 추모식은 추도사와 헌화, 희생된 아이들 이름 부르기, 참사해역 선회 순으로 진행됐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의 추도사가 시작되자 유가족은 하나둘씩 흐느꼈고 이내 울음바다가 됐다. 

유가족들은 불러도 대답 없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를 다독였다.

노란 부표를 향해 국화꽃과 노란 튤립을 헌화하던 한 유가족은 "어떻게 잊을 수 있느냐"며 주저앉았다. 

40여분간 진행된 선상추모식을 마치고 경비함정은 참사 해역을 1바퀴 선회한 후 목포항으로 향했다. 유가족들은 멀어지는 부표를 멍하니 바라보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1반 애진아빠 장동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총괄팀장은 "18년을 함께 살았는데, 8년 만에 어떻게 잊혀지겠냐"며 "이곳에 함께한 부모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됐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진상규명은 꼭 이뤄져야 한다"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가 공개되고, 처벌받지 않은 책임자들이 처벌받아야 한다. 304명의 희생자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은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선체를 둘러본 뒤 다시 경기 안산으로 복귀해 추모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엿새 앞둔 10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선상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유가족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2022.4.1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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