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근 유영하 가세로 대구시장 선거전 '시계제로'…누가 유리할까

"홍준표보다 친박 마케팅 못하게 된 김재원 불리할 것"

"박, 정치적 생명 다해…찻잔 속 태풍 그칠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1일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국민의힘 공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권영진 시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선거 판도가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와중에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유 변호사가 공천 경쟁에 가세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구도가 대선 경선 후보를 지낸 홍 의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깐부'를 자처하는 김 전 최고위원,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 변호사의 '3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변호사의 등장으로 저마다 우위를 주장하던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 측의 정치적 유불리 셈법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선거가 두달 남은 상황에서 이들이 가장 촉각을 기울이는 것은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박 전 대통령의 행보다. 

지난 3월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정착한 박 전 대통령이 아직까지는 외부 활동을 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유 변호사의 선거운동을 직·간접으로 돕는 등의 행보에 나서게 되면 공천 판세가 유 변호사 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유 변호사의 등장으로 더 긴장하는 쪽은 홍 의원보다 김 전 최고위원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 변호사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박근혜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정착에 맞춰 선거 기간 이른바 '친박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수감생활 중 유일하게 접견을 허용한 유 변호사가 전면에 등장한 바람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는데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 의원을 비토하는 표심과 당심을 끌어올 수 있었지만, 유 변호사의 가세로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인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윤 당선인과 이준석 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빚'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구속에 관여한 윤 당선인이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을 고려하는 정치적 제스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박심(朴心)이 작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익을 보는 사람은 홍 의원이나 김 전 최고위원보다 유 변호사일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이와 달리 박 전 대통령의 바람, 이른바 '박풍(朴風)'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돼 정치적 생명이 다한 전직 대통령이 말년에 고향으로 귀향한 것에 대한 동정론과 대구의 수장을 뽑는 선거는 별개라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유 변호사가 공천 경쟁에 가세했지만 공천을 받을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그가 인지도를 쌓은 후 2년 뒤 총선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는 홍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 권용범 전 대구경북벤처기업협회장, 김점수 전 재영한국경제인협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검사 출신으로 국가인원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정상환 변호사는 4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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