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1호 과제는? 2030 '일자리·집값' 5060 '국론통합·민생'

젊은층 "일자리·집값 해결 급선무…정부 적극 나서야"

중·장년층 "국민이 근간…국론 분열 봉합 과제"

 

20대 대통령선거가 진행된 9일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저마다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가장 우선해야 할 '1호 과제'에 대해서는 연령대별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젊은층은 일자리 창출과 집값 안정을 꼽았다. 청년층의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중·장년층은 분열된 국론을 봉합하고 민생 문제 해결에 방점이 찍혔다. 정치와 경제부터 외교까지 혼란한 국정을 안정화하는 것이 차기 정부가 보여줘야 할 핵심 역량이라고 제시했다.

이번 선거는 특히 코로나19·젠더·세대·복지까지 여러 이슈가 표심의 고려 대상이었던 만큼 차기 대통령을 향한 유권자 요구도 어느 때보다 다채롭게 나타났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 효자동 제3투표소에서 만난 취업 준비생 이수아씨(24·여)는 "취업 시장과 경기가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투표소에 왔다"며 "경제와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더 나은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일자리 부족 문제와 더불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은 취업 준비생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갔다. 신촌 대학가 인근에 마련된 신촌동 제4 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27·여)는 "집값 안정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집값이 너무 올라 나중에 나도 과연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성별이 달라도 20대 유권자 요구사항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학생 송시훈씨(25·남)는 "또래 친구들은 집값 문제와 세금 문제를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군인 처우 개선 문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유권자는 일자리 처우 개선에도 목소리를 냈다. 직장인 천모씨(31·남)는 "근무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주 4일제는 당장 도입되진 않더라도 가능한 기업부터 정착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로구 사직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직장인 김모씨(28·여)는 "아무리 높은 연봉을 받고 일을 해도 집을 사기에 턱없이 모자라 무기력하다"며 "일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부를 가져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집값 안정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던 40대 유권자는 차기 대통령의 과제로 경제를 특히 강조했다. 자영업자 남모씨(44·남)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데 방역 대책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19로 경제가 많이 어려워졌는데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등포본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최영남씨(47·남)도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길 바란다"며 "이번 대통령은 왔다갔다 하지 말고 본인이 생각하는 공약을 끝까지 밀고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장년층은 차기 대통령에게 분열된 사회 분위기를 봉합할 수 있는 역량을 주문했다. 주부 김은영씨(54·여)는 "정치에 양극화 현상이 심해져서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지지하지 않는 분위기가 예상된다"며 "당분간 (차기 대통령은) 나눠진 여론을 모으는 역할에 주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적 상황은 중장년층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김정자씨(63·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뒤따를) 유류비 인상 등 민생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며 "대북정책을 펴더라도 무조건 색깔론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희동에 거주하는 김춘호씨(58·남)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잘 대처하길 바란다"며 "기름값과 물가가 올라서 살기가 어려운데 이런 위기를 잘 헤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 핵심이슈의 하나로 떠오른 젠더갈등 역시 유권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았다. 직장인 최현선씨(27·여)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매우 많지만 우선 젠더갈등부터 해결했으면 좋겠다"며 "여성 일자리 안정이나 성차별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전모씨(44·여)는 "고령층과 젊은층, 여성과 남성 분열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국민이 국가 근간인데 분열이 계속되면 안 될것 같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해수습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25·여)는 "다음 대통령은 의료위기부터 먼저 챙겼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의료현장이 위기라는 소식을 자주 접해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택시를 모는 60대 박모씨는 "방역대책을 손보는 것이 시급하다"며 "다중이용시설은 많은 사람이 빽빽하게 이용하면서 소상공인들만 힘들게 6인 제한을 두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요구도 눈길을 끌었다. 종로구에서 두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황우홍씨(57·남)는 "젊은 사람들이 (취업·결혼을 위해) 사회에서 노력하고 애쓴 부분이 헛되지 않도록 만들어줄 대통령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두순씨(68·남)는 "경제가 아주 어렵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저출생과 인구정책에도 신경을 쓰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희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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