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 장수' 이재명의 도전 멈추다…재기 시나리오 안갯속

대선 패배 책임론 분출하면서 당 혁신 분위기 및 세력 재편 방향 주목

세력기반 약한 李, 책임론 영향 정도 관심…대장동·아내 의혹 수사가 걸림돌 될 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시면서 이 후보의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의 비주류 아웃사이더에서 집권 여당 대선 후보에 오르는 뚝심을 선보였던 그가 다시 한번 시련을 극복하고 다음 대권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정권교체론이 여론의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여당을 등에 업고 가야만 하는 이 후보의 도전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특히 당내 핵심 세력인 '친문'과 '86그룹'과는 결을 달리했던 이 후보는 가까스로 원팀을 만들고 선대위 통합에 성공했지만 이 역시 오래된 기반이 아닌, 선거를 위한 '프로젝트성'이라는 평도 나와 이 후보의 앞날이 그리 화창하지만은 않다. 

'비주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막판까지도 윤석열 당선인과 여론조사에서 각축을 다투며 지지를 끌어오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강력한 행정력이라는 개인기 하나로 그만큼의 승부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0.73%p라는 역대 최소 득표율 격차로 미뤄봐도 이번 석패를 이 후보 개인의 부족함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다만 인물론과는 별개로 이 후보가 다시 재기하려면 이 후보 개인의 힘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대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당내가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높다. 당내 세력 갈등도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당 내에서 '혁신'의 목소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가 결국 이 후보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던 '86 용퇴론'이 다시 힘을 받아 신 세력이 당권을 잡는다면 이 후보의 공간이 좀 더 커질 수 있다. 오히려 민주당 세력 교체의 아이콘으로서 이 후보가 다시금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사실상 현 정부에 대한 평가로 진 것이라고 본다. 친문과 친노 세력에 대한 패배를 의미하고, 당 안에서는 대안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 정도로 이재명 후보가 버텨왔고 경쟁을 했다는 점, 민주당에 있어서는 대안이 없다는 점, 국민들도 친노·친문에 대한 피곤한 감정이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후보가 재기할 수 있는 토대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고 말했다. 

'세력교체'의 목소리보다 당내 질서를 유지하려는 '친문' 세력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면 이 후보의 정치적 미래는 좀 더 험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고, 이 후보는 비주류 출신이기 때문에 재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재기하려면 현재 당내 주류를 교체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을 거다. 친문의 경우 기본적인 지지층이 있어서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패배했을 때 강력한 친문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수월하게 재기한 것과는 달리, 이 후보는 그만큼의 당내 세력기반이 없다는 점이 큰 차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며 출마해 다시 의원직으로 돌아갔지만, 이 후보는 출마를 위해 도지사직을 사퇴해 돌아갈 곳도 없다. 

당이 혁신안을 놓고 극심한 분란을 겪게 된다면 결국 분당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럴 경우 이 후보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기가 더욱 복잡해진다.

이와 같은 당내 정치적 재기 시나리오와는 별개로, 이 후보와 관련된 대장동 수사 또는 배우자 김혜경씨와 관련한 수사 전개 상황이 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검이 꾸려지거나 차기 정부 검찰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집요하게 파헤칠 경우 이 후보의 정치적 미래가 극히 불투명해질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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