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회견서 입각 가능성 시사 "행정업무는 못해봤다" 

"국힘 실용·중도 정당으로"…당권 도전 의사 내비치기도

대선 막판 야권 단일화로 윤석열 당선인의 승리에 힘을 보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는 안 대표는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보직을 맡아 입각할 가능성과 차기 통합한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으면 단일화 합의문에 명시된 '인수위 구성부터 운영을 함께한다'는 약속을 이행한다는 의미가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안 대표를 언급하며 "국민의당 대표를 하셨으니까 본인의 뜻만 있다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을 엿새 앞둔 지난 3일 안 대표는 전격 '후보 단일화'를 선언, 윤 당선인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대표는 당시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입법 활동을 했습니다만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인 업무는 하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국무총리 등을 맡아 행정부에서 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센터 소장은 "안 대표는 차기 대선을 향해서 어떤 자리나 행보가 나을지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국무총리를 하면서 국정 경험도 쌓고 인지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본인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어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찬 시사평론가 역시 "안 대표에게 제일 좋은 경로는 새 정부에서 첫 총리를 1년 정도 하고 그다음에 정치권으로 복귀해서 당 대표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택지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있다. 안 대표는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우선은 국민의힘을 더욱더 실용적이고 중도적 정당으로 만드는 일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을 변화시킬 힘을 얻기 위해선 당대표가 되는 것이 우선인 만큼 사실상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미 전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보특보였던 김용남 국민의힘 전 의원은 "총리는 국회 표결을 해야 하는데 민주당에서 절대 인준을 안 해준다"며 "만약에 정치적으로 의미 있거나 비중 있는 것이라면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전제로 한 당 대표 자리 정도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소장은 "대선 직후인 데다 지방선거 직전 당대표라 과거 어느 때보다 힘이 엄청나게 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거 앞두고 당대표 공천권이 엄청 중요하다. 공천권을 최대한 많이 활용해 행사할 수 있다면 그다음은 탄탄대로"라고 전망했다.

다만 당내에선 안 대표가 당권을 쥘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데다, 당권은 윤 후보가 지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물러나야만 안 대표가 당권을 잡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안 대표와 이 대표 간 경쟁 및 갈등 구도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최 소장은 "안 대표가 총리든 당권이든 넘어야 할 큰 산은 이 대표와의 관계"라며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안철수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대표가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만큼 당대표는 당내 주도권을 잡기 좋은 위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사실상 '무주공산'으로, 구친박·친이계가 있지만 과거만큼 계파색이 강한 것이 아니라 각자도생에 접어든 상태"라며 "안 대표가 하기에 따라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계파도 맡을 수 있다. 결국 정치력 문제"라고 분석했다.

안 대표가 오는 6월 지방선거 공천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대표로서 본격적으로 공천권에 개입하거나, 총리가 되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국민의당 쪽 인사들을 대거 출마시키고 이들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뒤에서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인수위원회 구성, 6월 지방선거 공천권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대선이 끝난 후에도 정국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 소장은 "이른바 '윤핵관'들이 당정청에 포진하는 실세 그룹이 될 텐데 이들이 이준석과 안철수 중 누구를 밀어줄지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계파, '친윤(친윤석열) 그룹'이 탄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