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 부회장, 美 버라이어티 선정 올해의 미디어 우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의 '올해의 국제 미디어 우먼(International Media Woman of the Year)으로 선정돼 해당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는 '미키 리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슈퍼 프로듀서가 어떻게 한국의 대중문화의 세계화를 이뤄냈는가'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온라인 톱 뉴스로 게재했다. 

이날 기사에서 버라이어티는 "히트메이커 BTS부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CJ ENM의 '기생충'까지 이미경 부회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 부회장을 소개했다.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한 봉준호 감독과 린다 옵스트 프로듀서, 톰 퀸 NEON CEO('기생충' 북미 배급사) 테일러 라이스(엔데버 콘텐트 CEO) 등의 발언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한 이 부회장의 일생을 조명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삼성과 대우 등 대기업들이 영화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빠르게 빠져나간 사실을 밝히며 "CJ엔터테인먼트가 오랫동안 영화 업계를 지켜온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 팬으로서 열정으로 필름메이커들, 크리에이터들과의 장벽을 뚫어내고 소통하고자 했던 이미경 부회장의 의지였다"며 이 부회장의 노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CJ와 20여년간 협력해 온 톰 퀸 NEON CEO도 인플루언서로서의 이 부회장의 능력을 칭찬했다. 그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봉준호나 박찬욱 감독 영화를 선호하는 취향을 갖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것이 내가 미키(이미경 부회장)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톰 퀸은 '기생충'이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할 당시, 이미경 부회장을 무대 위로 올려보낸 장본이기도 하다고. 톰 퀸은 "이미경 부회장은 정말 특별하다, 영화광인데다 영화를 위해서 행동하기까지 한다, 보통 두 가지 성향은 공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미경 부회장은 버라이어티와의 이번 인터뷰에서 유교의 영향으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제한적이었던 한국의 문화 속에서도 할아버지 고(故)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남다른 격려를 받았던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1964년 개국한 TBC 방송국이 1980년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통·폐합 당했던 경험을 당한 역사, 동생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함께 1990년대 드림웍스에 투자를 결정했던 이유 등에 대해 밝혔다. 

특히 드림웍스 투자에 대해서는 "내 동생과 나는 제프리 카젠버그(드림웍스 CEO), 데이비드 게펜,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우리가 단지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최고로부터 배우고 싶어 투자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었다"면서 "나는 한국의 콘텐츠 산업 전반을 세우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프리 카젠버그는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 "끝없는 야망과 호기심,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는 이 모든 특성을 갖고 있었다, 그는 그의 나라와 회사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었다"며 "이미경 부회장은 '쇼'와 '비즈니스'의 차이를 명백하고 깊이있게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 밝혔다. 

1998년 CJ그룹은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 CGV를 만들었고,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 박찬욱 감독의 '공동 경비구역 JSA'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 같은 영화의 제작에 관여해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여는 데 일조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봉준호와 이재용, 김지운 같은 감독들을 만난 것은 무척 흥분되는 일이었다"며 "인상 깊었던 점은 그들이 서로를 지지해준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함께 영화제에 가고 서로의 시나리오를 읽어줬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감독을 비롯한 크리에이터들과의 좋은 관계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드림웍스 설립자들로부터 얻은 교훈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항상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업에서는 스태프부터 감독까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모두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얘기했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냥 제작사에 가보지도 말고 배급업자로 남으라고 했다, 돈을 가지고 세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실행 가능한 사람들이 없다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한편 버라이어티는 이미경 부회장이 주도 중인 K-콘텐츠의 미래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린다 옵스트와 현재 '케이 팝:로스트 인 아메리카'(K-Pop:Lost In America) 공동 제작을 준비 중이며, 엔데버 콘텐트, 스카이 댄스와 CJ ENM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하는가 하면 경기도 일산에 들어서게 될 2만석 규모의 'K-팝 전용 아레나' 건설 등을 추진 중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