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위프트 퇴출에 韓 무역 먹구름…"현지 진출기업 혼란 호소"

대(對)러시아 스위프트 제재로 대금결제 지연·중단 손해 발생

"러시아 현지진출 가전·완성차 공장 부품수급 어려움 겪을 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거래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우크라이나 내에서 물류가 마비됐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초고강도 경제제재로 수출입 길이 막히자 당장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분위기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 대책반'에 접수된 업계 애로사항은 26일 오전 기준 30개사 35건이다. 구체적으로 대금 결제 15건, 물류 14건, 정보제공 6건이 접수됐다. 무역협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24일부터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 대책반'을 설치해 운영해왔다.

25일 기준 코트라 '무역투자24'에 접수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경영 애로 건수도 71건에 달했다. 직·간접 피해와 거래차질만 각각 41건, 25건으로 집계됐고 출입국 관련 애로 사항이 5건 접수됐다. 코트라는 이 가운데 45건에 대해선 해결 완료 상태라고 전했다.

암운은 짙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이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캐나다 정상들은 26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금융 핵무기'라고 불리는 스위프트는 200여개국의 1만1000개 넘는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이다. 러시아 은행들이 스위프트에 접속하지 못하게 되면 세계 금융과 자본시장에서 퇴출되는 것과 같다. 러시아와 무역거래도 거의 틀어막히게 된다.

러시아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현대차, 삼성전자, 엘지(LG)전자 등 151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위프트 제재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금결제 지연·중단에 따른 손해와 우회 결제로 마련을 위한 추가 비용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용석 한국무역협회 실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스위프트 제재로 인해 러시아와의 수출입 대금 결제가 막혀 송금이 안되다보니 기업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며 "대금 결제와 물류가 막히면서 수출입 거래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가전공장과 완성차 공장 역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역업계는 교역 중단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무역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7일 코트라 '무역투자24'의 지원 현황을 긴급 점검했다. 여 본부장은 "사태가 악화되거나 장기화하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현지 진출기업의 경영 애로는 물론 유럽 등 다른 지역 영향이 심각해질 경우를 대비해 물류와 거래 차질, 금융 등 다양한 기업애로 파악에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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