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간 네거티브 격해지니 유권자도 선 넘는다…커지는 ‘정치 혐오’

SNS에 혐오성 내용 유포…“내가 왜 거기서 나와” 지지선언 부작용

“선거는 장점을 설득해 표를 얻는 것”…정치권부터 원론 충실해야

 

20대 대선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및 진영 간 네거티브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편승한 일부 유권자들의 도를 넘는 언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대면 선거운동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대표적인 SNS를 통해 무차별적인 혐오성 내용들이 대량 유포되고 있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특정 후보 캠프의 임명장이 발부되는가 하면, 자신이 속한 특정 단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에 자신의 이름이 올려지는 어이없는 상황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평범한 유권자들은 가뜩이나 비호감 대선후보 중 한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인데 일부 맹목적 지지자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행태에 역대 최악의 혐오선거라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6일 대전지역 정치권 및 시민들에 따르면 설 연휴를 기점으로 후보 간 공방전이 거세지면서 지지자들 역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관련된 글을 SNS에 열심히 퍼 나르는 등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의 약점을 희화화한 사진 등을 페이스북에 올리는가 하면 자신의 지인들을 대거 초대한 카카오톡 톡방을 만들어 무차별적으로 유포하는 행태를 벌이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간판·현수막·인쇄 관련 사업을 하는 시민 A씨(51)는 “주로 기독교 신앙과 봉사에 관련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어 페이스북을 하는데 요즘은 아예 보질 않는다. 저질스런 인신공격으로 도배돼 있기 때문”이라며 “모두 한 국민인데 이렇게까지 처절하게 서로를 공격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정치풍토가 한심하다”고 탄식했다.

가볍게 명함을 주고 받았을 뿐 친하지(?) 않은 지인이 갑작스럽게 카카오톡 단체톡방으로 초대해 당황(?)했다는 시민들도 있다.

대전 동구 성남동에 사는 B씨(46·여)는 “딸이 초등학교 다닐 때 같은 학부모 입장에서 만난 분인데 몇 년간 연락없다가 최근 갑자기 특정 후보 지지 단톡방에 나를 초대해 어이가 없어 바로 빠져나왔다”며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런 예의 없는 행동까지 하는지 의문이 든다.(그분이)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반감만 높아졌다”고 힐난했다.

대선과 관련한 기사에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방 등 혐오스러운 댓글들이 셀 수 없이 달리고 있다.

실제 대전·충남지역 ‘설 밥상머리 대선 민심’을 다룬 ‘역대 선거 캐스팅보트 대전·충남, 대선 표심 향방 여전히 안갯속’ (본보 2월1일자) 제하의 기사에도 Δ토론 겁내는 000 Δ000출신과 00사칭0의 대결 등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들이 난무했다.

또, 자신도 모르게 특정 후보 캠프의 임명장이 발부돼 우편으로 집으로 배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자신이 속한 특정 단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에 자신에게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명단에 올리는 상황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실제, 대전에서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이후 여야 각 정당이 Δ영유아보육인 Δ지역교수 Δ노조대표 등의 명의로 경쟁적으로 지지선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 관계자 C씨(56)는 “대선 후 곧바로 지방선거를 치르다 보니 지방선거 예비주자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지지선언에 나서고 있다. 정당공천제의 전형적인 폐해”라며 “지지를 선언한 해당 단체 구성원 모두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근거가 어디 있느냐.(대선후보도)비호감이지만 이에 편승하는 예비주자·사업가·맹목적 지지자들의 ‘사생결단’식 행태가 더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청한 지역의 한 정치학과 교수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선거는 나의 장점을 국민들에게 설득해서 그 평가로 표를 얻는 것이지, 남을 해코지해서 얻는 것은 국민들의 신성한 한 표를 빼앗는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정치권부터 이 원론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상처만 남는 정치풍토 개선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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