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대장동 녹취록 '난타전'…"李 게이트 나와""허위면 사퇴"

1차 법정토론회…김건희·방역·법카·적폐수사 등 전방위 난타전

'단일화 결렬' 安 "핀트 못 잡아" 尹 정조준…沈, 李·尹 때리며 존재감 부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1일 TV토론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등장하는 녹취록 내용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두 후보는 이를 비롯해 상대방 배우자 관련 의혹 등 신상 문제를 피하지 않고 곳곳에서 충돌해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으며,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윤석열, 방역·신천지·적폐수사·성차별·사드 곳곳에서 충돌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120분간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 주제인 '경제'뿐 아니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배우자 리스크 등 갖가지 사안을 두고 시종일관 첨예하게 맞섰다.

윤 후보는 코로나19 방역 및 경제 정책과 관련해 "(이 후보가) 이번 선거 이후에 코로나19 대응이 확 바뀐다고 선언했다. 마치 야당처럼, 지금 정부(문재인 정부)가 국민의힘 정부라도 되는 것처럼 했다"고 "여당 후보로서도 정부의 방역 정책의 실패를 인정했는데, 결국 그렇다면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뜻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민주당 3기 정부가 방역에 상당한 성과를 낸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전 세계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고 감염자도 가장 적었고 경제회복력도 가장 높았다. 이런 점들을 폄훼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 후보는 "윤 후보는 본인도 마스크를 잘 안 쓰고, 부인도 잘 안 쓰시더라"라며 "규칙을 안 지킨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사람이 죽어나갈 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안 했지 않느냐"며 "국가의 방역에 가장 비협조적인 분이 방역 자체의 성과를 폄훼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반격했다.

또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얼마 전 우리나라에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말하면서 개인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적이나 급여, 보직에서 엄청난 차별을 받는 게 사실"이라며 "사과하실 생각이 없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는 1930년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을 본인이 집권했을 때 경제정책 모델로 제시했는데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가 나서서 하는 투자는 오히려 민간 투자를 위축시켜 전문가나 학자들은 실현성이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경제를 고민하시면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하면서 국민을 갈등시키고 증오하게 하느냐. 민주주의의 위기가 곧 경제의 위기를 불러온다"고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물고늘어지자 윤 후보는 "제가 안 한 얘기를 저렇게 거짓말 한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또 "사드를 불필요하게 배치하겠다고 (했는데) 어디에다 배치하실 것인가, 대체"라며 "선제타격한다고 하니까 한반도 리스크가 올라가서 지금 미국에서 전쟁 위협을 걱정하지 않느냐. 이런 게 바로 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이 후보가) 시장이나 경기지사를 하면서 한 부정부패에 대해서 제대로 법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고, 그것이 경제 발전의 기초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한번 말씀해달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2.2.2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윤석열, 대장동 의혹 '녹취록' 거론하며 '정면충돌'

두 후보의 신경전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서 폭발했다.

윤 후보가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두고 "제대로 조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지라"고 날을 세우자, 이 후보는 곧바로 윤 후보가 언급된 대장동 의혹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 녹취록으로 맞대응했다.

이 후보는 손팻말을 꺼내 들며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등 적힌 내용을 인용해 "이거 들어보셨냐"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는 "화천대유 어쩌고 하면서 김만배와 정영학 회계사가 통화한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 사람들은 이 후보와 훨씬 가까운 측근이고 저는 10년 동안 본 적도 없고 정영학이란 사람을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내용이 없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부분을 가면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다 좀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라고 역공을 폈다.

이에 이 후보는 '이 후보와 훨씬 측근'이라는 앞선 윤 후보의 발언을 들어 "이게 또 거짓말이고, 저는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를 본 일이 없다. 무슨 측근에 가까운 사람이냐"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특히 "'이재명 게이트'라고 있다고 했느냐. 녹취록을 내라. 지금 허위 사실이라면 후보 사퇴하겠는가. 그거 있었으면 지금까지 (제가) 있었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윤 후보는 "그만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계속 질문을 하면 자꾸 다른 얘기를 하시니까 토론이 안 된다"고 했다. 

이후 이 후보는 다시 녹취록에 나오는 '그 분'이 현직 대법관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윤 후보가 아무도 근거도 없이 페이스북에 써 놓고 지금도 갖고 계시다. 국민들 속인 건데 사과할 생각 없냐"고 물었다. 지난해 10월 윤 후보가 페이스북에 "내부자들, '그분'이 이재명을 가리키고 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것에 대해서다. 

윤 후보는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한 뒤 "3억5000만원 들고 들어간 사람들이 지금 1조원 가까운 수익을 벌었다. 그 설계자와 승인권자, 수용권자가 바로 이 후보였다. 자기들끼리 한 얘기를 가지고 그 분이 대법관이면 우리 후보님은 면책되는 거냐"라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지지 않고 "3억5000만원이 아니고 투자금이 1조원 대다. 자본금과 투자금도 구별하지 못하냐. 국민들한테 거짓말하냐"고 받아쳤다.

이어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윤석열은 내가 욕하면서 싸우는 사람이야' '윤석열이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라고 했다' 등의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기자하고 왜 욕하고 싸우냐.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면서요. 도대체 봐준 건 뭐고 못 봐준 건 뭔지 궁금하다"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이어 "이분들이 저한테 얘기한다. 김만배 '내가 피해만 입었다. 나한테 괴롭힌 사람이다', 남욱 '12년 동안 씨알이 안 먹히더라', 정영학 '우리끼리 돈주고 받은 거 이재명이 알면 큰일이다, 절대 비밀이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냐"면서 "그럴 때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해야 하냐"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당연히 후보님을 의심한다. 시장이 전부 했으니까"라며 "그건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 생각을 하고 있다. 이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만 빼놓고는"이라고 비꼬았다.

윤 후보는 '녹취록 끝에 이재명 게이트가 나온다'는 자신의 언급에 이 후보가 "책임질 수 있냐"고 따지자 "이재명 게이트라는 게 있다. 한번 녹취록을 다 털어봐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윤 후보는 '누구 카더라 이런 것으로 사람 엮어서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 죽고 무죄 많이 나오지 않았냐'는 이 후보의 공세엔 "대통령하면 (저를) 총장 시킨다고 하셨다면서요"라고 말했다.

이는 이 후보가 지난 2017년 19대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방송 인터뷰에서 '공약 1호' 질문에 "정부의 부정부패 요소를 완전히 뿌리뽑을 수 있도록 윤석열 검사 같은 사람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서 완전히 깨끗하게 정부 내 부패를 청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점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후보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도 맞붙었다.

이 후보는 "주가 조작을 한 번 하면 주식투자자 수천, 수만명이 피해를 입게 된다"며 "2010년 5월 이후 처가에 주식거래가 있었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당연히 주식했다. 제 처가 (했다)"라고 했다. 또 '손해를 봤냐'는 질문에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으니 정확하게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러면 주식 투자, 주가 조작에 참여해서 돈을 번 건 사실이다"라고 주장했고, 윤 후보는 "주가 조작에 참여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부인께서 월급 200만원을 꽤 오랫동안 받았던 것 같은데 그 후 수입은 없었는데 어떻게 70억원 자산가가 됐을까"라며 주가 조작 의혹과 연관 지어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윤 후보는 "원래 오래전부터 재산을 갖고 있었고 2010년 이전부터도 상당한 자산을 갖고 있었다"고 맞섰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2.2.2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李·尹 다 때린 심상정…안철수, 윤석열 압박 공세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적극적으로 상대 후보의 경제 정책에 송곳 질문을 이어가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심 후보는 이 후보의 이른바 '1555'(수출 1조달러, 국민소득 5만달러, G5시대, 코스피 5000시대) 공약에 대해 "이명박(MB) 아바타'라고 직격했다.

심 후보는 "수출 1조 달러가 되려면 매년 2%씩 성장해야 하고, 국민소득 5만 달러가 되려면 7.4% 성장해야 한다"며 "MB 때보다 더 허황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시는데 이렇게 성장만 외치는 것은 MB 아바타다. 경제를 가지고 미래를 열 수 있나"고 따졌다.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가 가장 실패한 것이 부동산 정책인데 그 대안으로 이 후보가 내놓은 것이 폭탄 공급과 규제 완화, 부동산 감세"라며 "국민의힘 정책이 옳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인가"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선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맹공을 펼쳤다.

그는 "윤 후보가 종부세 92만원을 내셨다. 30억원 집에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인가"라며 "(세금은) 공동체 유지를 위해 서로 나눔의 정신으로 분담하는 건데 마치 국가가 무슨 약탈이라도 하는 것처럼, 세금 내는 것을 악으로 규정하고 국가를 강도질이나 하는 것처럼 규정하는 게 대통령 후보로서 옳은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전날(20일)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집중 공세를 쏟아내며 '윤석열 때리기'에 주력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코로나19 손실보상 부분을 묻는 과정에서 윤 후보에게 "지금 핀트를 못 잡고 계신 것 같다"며 "재정을 확장하면서 재정 건전성도 확보하는 방법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라고 질문했다. 

그는 윤 후보가 "무슨 일반적인 해답은 없고, 우리 시장과 가계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미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다시 답변하자, "아마 깊이 고민을 안 하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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