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복귀에도 '단일화' 꼬리표…안철수, 완주냐 결단이냐

국민의당 "尹 답변만 남은 상황"…국민의힘 "한다면 담판"

방송연설 신청 않은 安…일각선 '김한길, 물밑 협상 주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아내 김미경 교수의 코로나19 확진과 선거운동원의 유세버스 사망 사고 등 악재를 뒤로하고 대선 레이스를 재개했지만 '후보 단일화' 꼬리표를 좀처럼 떼지 못하는 모습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7일 앞둔 20일, 정치권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단일화'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관측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난 일들을 마무리하고 오늘(19일)부터 유권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며 "안 후보가 제안한 100%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대해 국민의힘이 답변하는 순서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역시 전날(19일) 유튜브 방송에서 "절대로 그분(유세차량 사고 희생자)의 희생이 헛되이 되는 일은 내 목숨을 걸고 없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하며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양측의 물밑 협상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사실무근"이라며 "만약 단일화를 한다면 최소 국민의힘에서는 권영세 선대본부장, 국민의당에서는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 또는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정도가 나서 단번에 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의 중도 사퇴'를 통한 단일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상황이다.

먼저 안 후보가 TV·라디오 방송 연설을 신청하지 않은 것이 꼽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방송 연설 일정을 후보자에게 안내하고 신청서를 접수했는데, 안 후보 측은 연설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본인 연설 12회와 연설원 연설 22회를 포함해 총 34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본인 11회, 연설원 11회로 총 22회 방송연설에 나선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의 선거 전략은 뉴미디어가 중심"이라며 "이 같은 전략적인 차원에서 방송 연설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거 전략의 일환이라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안 후보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 본인과 연설원 연설 22회씩 총 44회의 방송 연설을 신청했다. 방송 연설 '44회'는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최대치다.

안 후보는 19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1강'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칠 정도로 지지율이 높은 후보였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지지율은 하락했지만 그럼에도 20% 초·중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유세버스 사고 사망자 빈소에서 안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2.16/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이번 대선은 사뭇 다르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10% 후반까지 올랐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점차 우하향하며 현재 10% 아래로 주저 앉았다. 야권 관계자는 "5년 전에는 법정 최대 횟수의 방송 연설을 신청하고, 이번에는 신청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며 "단일화 시그널(신호)이라고 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으로 '선거비용'을 꼽았다. 방송 연설은 TV와 라디오로 나뉘는데, TV에서 황금 시간대에 20분간 연설이 전파를 타려면 수억 원이 소요된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시간대도 기본 '억 단위'가 필요하다.

라디오는 TV보다 저렴하나 최소 수백만 원에서 최대 수천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최대치인 44회의 방송 연설을 할 경우 약 100억원이 쓰였다는 후문이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21.41%의 득표율로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았다. 대선에서 득표율 15%를 넘기면 선거비용 전액을, 10% 이상~15% 미만이면 50%를 보전받는다. 10% 미만 득표율이면 기탁금 3억원도 돌려받지 못한다.

안 후보가 대선을 완주할 경우, 현재의 지지율로는 10%의 득표율을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방송 연설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안 후보가 약 2000억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지난 대선처럼 선거운동을 한다면 부담이 클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국민의힘)가 국민의당의 선거운동 준비 상황을 거론하면서 '안 후보가 완주 의지가 없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물밑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제기되는 것도 하나의 신호라는 분석이다. 김 전 대표는 두 후보 모두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는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는 것이다.

양당 사정에 밝은 한 야권 인사는 "단일화 마지노선이 사실상 (투표용지 인쇄일 하루 전날인) 27일로 정해졌기 때문에 (공식 선거 운동 시작 후) 첫 토론(21일)이 있은 뒤 3~4일간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안 후보를 수단이 아닌 목적, 정치적 동반자로 대우할 수 있는 성안(成案)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그 사이에)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이것저것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종합적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정국 구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단일화 회동'과 관련해 "윤 후보가 직접 만남을 제의한다면 만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지난 14~16일 실시한 2월 3주 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대선후보 지지도는 윤석열 40%, 이재명 31%, 안철수 8%, 심상정 2%로 집계됐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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