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허리' 30·40대 고용 한파에 임시직 급증…정부는 "질적 성장" 자찬만

1월 취업자수 증가 기여도 60대 이상이 절반가량 차지

정규직 증가 제자리에 비정규직↑…"개선 시급" 목소리

 

1월 취업자 수가 110만명 이상 늘며 2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 증가 덕이었을 뿐 30·40대 취업자는 찔끔 오르는데 그쳤다.

정규직 일자리로 분류되는 상용직은 최근 증가세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비정규직인 임시직이 크게 늘며 110만명대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 질적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53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35000명이나 증가했다. 지난 2000년 3월(1211000명) 이후 약 2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1년 전 기저효과 덕이 크다. 작년 1월 취업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982000명이나 급감하면서 최악의 '고용 참사'를 보인 바 있다. 

올해 첫 고용지표는 이런 기저효과 덕에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임시직 증가 폭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연령별 취업자 수를 보면 60세 이상에서 522000명, 15~29세에서 321000명, 20대에서 273000명, 50대에서 245000명, 40대 2만4000명, 30대 2만2000명 증가했다. 

전체 1135000명 취업자 증가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며 기여도가 가장 높다. 반면에 40대는 2.1%, 30대는 1.9%에 불과하다. 

인구감소의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 주축인 30·40대의 고용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1월 3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각각 273000명, 21만명 급감했던 걸 보면 30·40대의 2만명대 증가는 사실상 고용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질 좋은 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상용직 증가는 최근 증가 흐름과 비교해 제자리 걸음인데 반해 질 낮은 비정규직 일자리인 임시직이 크게 증가하면서 나온 결과여서 질적 성장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상용직 취업자 수는 최근 3개월(2021년 10~12월) 60만명대 증가율을 보였고 지난달 역시 686000명이 늘었다. 최근 증가 흐름과 별반 차이가 없는 반면에, 임시직은 지난달 377000명 늘어 최근 두 달 10만명대 증가 흐름에서 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여파 등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더는 수단으로 임시직 고용을 늘리고 있는 셈인데, 이는 결국 소비침체와 재정수입 감소 등으로 이어지며 성장률마저 낮추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학계 한 인사는 "30·40대 고용지표가 좋지 않음에도 정부는 60대 이상 노인 공공일자리 등 늘리기 쉽고 지표 반영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 늘리기에만 급급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며 "질적 고용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1월 고용 지표를 두고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정부는 "1월 고용은 전년의 기저효과 영향도 있지만 상용직·전일제 등 양질의 일자리 위주로 개선돼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세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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