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쏟아지는 확진자에 역학조사 사실상 ‘포기’ 상태

고양시 하루 수백명 감염에 조사관은 단 7명

조사 못한 확진자 쏟아지자 ‘기타’로 분류해 발표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확진자에 대한 감염경로 추적조사가 사실상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방역당국과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의 경우 이달 들어 일일 확진자는 1일 611명, 2일 399명, 3일 552명, 4일 516명, 5일 642명, 6일 574명 등 매일 500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감염경로를 파악하고 방역지침을 결정하는 ‘역학조사’가 확진자 폭발 때문에 조사가 다음날로 연기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현재 7명의 역학조사관이 배치돼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집단감염과 연쇄감염 등에 대한 확인과 방역 방법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들 중 5명은 경기도에서 파견된 공중보건의 역학조사관이며, 나머지 2명은 2020년 10월 고양시가 별도로 채용한 인력이다. 

이마저 고양시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정부가 인구 10만명 이상 지자체들에 전담 역학조사관을 두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경기도 내 대부분 지자체들은 자체 역학조사관이 단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초기에는 지역내 확진자가 많아봐야 수십명에 불과해 이들 역학조사관이 현장에 나가 감염경로에 대한 조사를 벌였지만 지금처럼 하루 수백명의 확진자를 감당하기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보건소 등의 직원들이 확진자에게 전화를 걸어 감염경로를 확인하는 수준이며, 이마저 인력부족으로 하루 확진자 모두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확진자의 경우 익일 집계로 이월하는 방식으로 집계를 진행하다 결국 며칠 전부터는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은 확진자를 ‘기타’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지난 5일의 경우 전체 642명의 확진자 중 118명(경로 불명 218명 미포함), 6일에도 전체 574명 중 118명(경로 불명 242명 미포함)이 각각 ‘기타’로 분류됐다.

중대본은 역학조사가 끝난 확진자만 집계에 포함하도록 하는 방침을 일선 지자체에 내렸지만 일선 지자체가 더 이상 하루 확진자를 모두 확인하기 불가능한 상황까지 다다른 모양새다.

특히 이들 ‘기타’ 분류자들은 전화로라도 조사가 진행된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와는 달리 역학조사 미완성·미분류로 따로 집계되면서 감염경로 추적을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초기 확진자에 대한 진술 외에 CCTV 분석과 카드 조회 등의 세밀한 역학조사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태다. 

고양지역의 한 A종합병원 관계자는 “이제는 감염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확인해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은 어려워졌다. 이제는 역학조사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광범위한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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