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몰아 쏘기' 다음 수순은… 인공위성 발사?

"'非군사적' 포장 가능… 美 강경 대처 부를 ICBM은 '마지막 카드'"

 

올해 1월에만 7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의 다음 군사 행동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그간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실제 이를 행동에 옮길지 여부에 군과 정보당국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로부턴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를 크게 자극해 긴장수위를 최고조로 높일 우려가 있는 ICBM 발사보다는 '비(非)군사적 목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인공위성 발사를 선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달 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이어 같은달 14일과 17일, 27일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고, 이어 25일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30일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이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인 오는 20일까진 무력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3월 이후 연례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는 데다, 4월엔 제110주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도 앞두고 있는 만큼 추가 군사행동은 "예정된 수순"이란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긴 했지만, 곧바로 이를 실행에 옮기진 않을 것으로 봤다.

박 교수는 "북한의 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폐기는 미국 정부에 굉장한 압박이 된다"며 "그러나 북한이 이를 통해 원하는 것(대북 적대정책 및 2중 기준 철회)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강경 대처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방송한 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를 통해 공개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박 교수는 "북한은 1월 한 달 7번의 미사일 발사를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태평양 괌까지 겨냥한 핵공격 능력을 가졌음을 보여줬다"며 "다음 단계인 미 본토 공격용 ICBM은 추후 협상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CBM 발사는 북한이 쓸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카드"란 얘기다.

다만 박 교수는 북한이 작년 1월 김 총비서 주재 제8차 당 대회 당시 '군사정찰위성 운용' 계획을 언급한 사실을 들어 "이를 띄우기 위한 장거리로켓 발사는 ICBM과도 연계되지만, 미국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군사정찰위성에 대한 북한의 수요는 근래에 생긴 게 아니다. 북한이 개발한 ICBM의 실전 활용도를 높이려면 정찰위성을 이용해 표적의 최신정보를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3년 국가우주개발국(NADA)를 설립한 이후 인공위성을 연구·개발해왔고, ICBM급 '은하3호' '광명성' 로켓 등을 이용해 실제로 위성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 ICBM의) '백두 엔진'이 어느 정도 검증됐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위성 발사체 기술도 상당히 구축했을 것"이라며 "위성 분야 기술은 ICBM과 상호 전환이 가능하지만, 위성 발사 자체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란 점에서 북한이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만약 위성을 발사한다면 주요국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에 미리 통보하고 서해위성발사장(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등에서 공개적으로 할 것"이라며 "이 경우 미국은 'ICBM과 동일한 기술인 만큼 제재를 가하겠다'고 할 수 있지만, 북한은 '다른 나라도 위성을 발사하는데 우리에게만 2중 잣대를 들이밀지 말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주목할 변화나 활동은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월16일 김정일 생일 80주년, 4월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 등 주요 일정을 계기로 북한이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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