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 총평…부동산에 위축된 李, 경제·안보에 취약 드러낸 尹

李, 대장동 공세에 불쾌감…尹, 청약점수 등 상식에 '진땀'

安, 연금개혁 선언 이끌어…沈, '안희정 미투' 尹 사과 받아내기도

 

지난 3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책 이해도에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대장동 의혹에서 시작된 부동산 이슈가 쟁점이 되자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정권교체를 내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 후보의 약점인 대장동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지만, 경제와 상식 등 정책 분야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

양강 구도 균열을 노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연금개혁 등 분야에서 후보들의 동의를 끌어내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자신의 강점이었던 토론 능력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비교적 상대 후보들의 공세를 잘 받아넘기며 다양한 정책 부문에서의 해박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부동산 이슈에 대해서는 방어적인 형세에 몰렸다.

특히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고리로 부동산 전반에 대해 공세를 펴자 이 후보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도시 개발로 김만배씨 등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해 배당금 6400억원을 챙겼다"라며 "이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수익을 정확하게 가늠하고 설계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법정에서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는 시장의 지시·방침에 따른 거라고 했다"고 재차 파고들자, 이 후보는 "그분(김만배)들이 윤 후보를 보고 '내가 한마디 하면 윤 후보는 죽는다'고 했다"고 반격했다.

이 후보의 일부 지지자도 이같은 모습에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4일 이 후보의 소통 애플리케이션 '이재명 플러스'의 게시판에는 "대장동 대응이 아쉽다", "상대를 압도할 전략을 짜야 한다" 등의 지적이 나왔다.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기점으로 이 후보를 몰아붙이며 토론의 주도권을 가져왔지만, 그 밖의 상식이나 정책 문제에 대해서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해 진땀을 흘렸다.

윤 후보는 안 후보가 "공약을 살펴보니 20·30세대 청년을 위해서 군 복무자에게 청약 가점을 5점 부여한다고 한 것으로 안다. 혹시 청약 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느냐"고 묻자 "40점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84점"이라고 말하면서 "지난해 서울지역 청약 커트라인(합격선)이 어느 정도인지 아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거의 만점이 돼야 한다"고 대답했지만 이 역시 오답이었다. 안 후보는 "62.6점"이라며 윤 후보의 공약을 겨냥하면서 "공직자에게 청약 점수 5점을 더 주더라도 청약에 안 될 사람이 당첨되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 "RE100에 어떻게 대응할 거냐"고 물었고, 이에 윤 후보는 "다시 한번 말씀해주실래요. RE100이 뭐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윤 후보는 또 유럽연합(EU)의 그린 택소노미(녹색 분류체계)와 관련한 질문에도 답을 하지 못했다.

또 윤 후보는 "제가 우리나라 증권 시장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양도세를 폐지하고 증권 거래세를 현행으로 돌리겠다고 했다"며 자신의 공약을 뒤집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외에 안 후보는 이 후보, 윤 후보를 각각 견제하며 '대선 3수'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특히 안 후보는 지금까지 대선 후보들이 표를 잃을까 기피하던 연금개혁 이슈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누가 되든 연금개혁을 하자고 4명이 공동선언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이에 심 후보가 동의를 표했고 이 후보가 "좋은 의견", 윤 후보 또한 "이 자리에서 약속하자"고 하면서 즉석에서 4인 후보의 연금개혁 추진 공동선언이 이뤄지는 성과도 냈다.

심 후보도 오랜 정치 경륜에서 축적한 토론 경험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윤 후보에 "수도권을 민간 개발하면 집 없는 청년 서민들이 살 수 없는데 80% 원가 정기 저리로 받게 하겠다고 청년 원가 주택 공약을 냈더라"며 "서울 24평형 아파트 원가 공급가 아무리 못해도 6억원 되는데 그중 80%면 4억8000만원으로, 이걸 20년 동안 1% 저리로 원리금 상환을 계산해보니 한 달에 250만원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건희씨가 '나랑 남편은 안희정 편'이라고 성폭력 가해자를 두둔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지적하면서 윤 후보의 "(피해자) 김지은씨를 포함해서 모든 분께 공적인 위치에 있으니까 제가 사과를 드리겠다"는 답변을 끌어내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