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동부 휴전' 존중 합의…'노르망디 회담' 성과

'민스크 협정' 당사국 독·프·러·우 정치고문 파리서 회동…2주 뒤 베를린서 다시 만나기로

"현재 긴장과는 별개 문제" 선 그었지만…'전운 해소' 외교 해법 찾을지 주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8시간여의 마라톤 회의 끝에 우크라 동부 지역에서 약속한 휴전을 지켜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4개국간 이른바 '노르망디 형식'의 정치 고문간 회담 성과로, 휴전 약속 범위가 동부 돈바스 지역에 한정되지만, 현재로선 긍정적 신호로 관측되고 있다.  

프랑스 AFP 통신은 현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파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4개국 정치 고문간 회담 결과를 이같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AFP에 휴전 약속 범위는 동부 지역에 한정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문제는 러시아 측이 해빙 신호를 보내고 싶은 것인지"라며 동유럽에 드리운 전운 진화에 러시아의 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다만 이 소식통은 "어려운 논의가 결국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현재 상황에선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이지만 익명을 요구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노르망디 회담은 2019년 12월부터 논의가 어려웠지만, 이번 회담에서 몇 가지 핵심 사항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의 공동성명에는 "러·우 양측이 (동부) 휴전을 무조건 존중"한다는 약속이 담겼으며, 당사국들은 2주 후 독일 베를린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4개국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우크라 동부 친러 분리주의자와 우크라 정부군 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맺어진 '민스크 협정'의 당사국으로, 당시 4개국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노르망디 형식으로도 불린다. 

2019년 1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특수자치권을 인정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전을 요청하며 휴전 합의가 이뤄진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으로 지난 7년간 관련 사망자 수만 1만4000여 명에 달해, 민스크 협정은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회담은 이달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 간 연쇄 회담 및 미·러 2차 협상이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열려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노르망디 형식 대화와 해법 도출 노력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어려운 논의였다…2주 뒤 성과 기대"

우크라이나 측 안드리 예르마크 특사는 기자들을 따로 만나 "이번 회담이 쉽지 않았다"며 "지속 가능한 휴전에 대한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스크 협정 해석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중요한 건 오늘 코뮈니케가 2019년 12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파리 회동 이후 우리가 가까스로 합의한 첫 번째 의미 있는 문서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 드미트리 코자크 크렘린궁 특사 역시 이번 4자 회담의 주요 성과는 '휴전 유지 합의'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해석상 이견에도, 우리 모든 당사국이 합의에 따라 휴전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2주 뒤 베를린에서 열릴 2차 회담과 관련해 그는 "추가적인 멈춤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이 2주 안에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마크롱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통화할 예정이지만, 4개국 회담이 정상회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코자크 특사는 "2주 뒤 베를린 회담도 외교사절이 참여하는 파리 회담 수준에서 열릴 것"이라며 "정상회담은 현재로선 의제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료들이 우리의 주장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2주 안에 성과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자크 특사는 우크라 동부 지역과 현재의 국경 긴장이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고조된 동유럽 긴장 해소를 위해선 추가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지난 21일 이뤄진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 관련 미·러 외교장관급 회담(2차 협상) 결과로, 미국은 약속한 서면 답변을 러시아에 발신했다고 전했다. 나토에서도 별도의 제안서를 러시아에 전달했다. 

러시아 측은 미국 측의 서면 답변 내용을 검토한 뒤 추가 대화와 외교 등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4개국 회담과 맞물려 향후 2주간이 우크라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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