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잠잠했는데…ICBM 준비 마치고 '발사 결단' 앞둔 北

무게 100톤 '화성-17형' 시험 가능성… 다탄두 방식 추정

2019년 말 2차례 엔진시험… 이듬해 10월 열병식서 공개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향후 대미정책 방향과 관련해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자에서 미국으로부터의 적대시 정책을 '잠정 중지했던 활동들의 재가동'을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와 별개로 신형 ICBM 개발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 이후 4년 넘게 ICBM급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 북한은 핵실험도 같은 해 9월 제6차 핵실험을 끝으로 중단했다.

이 같은 핵실험 및 ICBM 발사 '유예'는 북한이 2018년부터 우리나라·미국·중국 등과 소위 '비핵화' 문제를 화두로 정상외교에 나서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평가하는 근거가 됐었다.

그러나 북한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간의 두 번째 회담이 결렬되자마자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개발 등을 통해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북한이 지난 2016년 9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용 로켓엔진으로 추정되는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실시했다. (조선의소리 캡처) © 뉴스1


같은 해 12월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용으로 추정되는 로켓엔진 시험도 2차례나 실시했다.

북한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 총비서 간 세 번째 정상회담 때 동창리 발사장 폐쇄를 약속하고 실제 일부 시설을 해체하기도 했지만, "필요시 정상 운영이 가능한 상태"란 사실이 2019년 말 시험을 통해 확인됐던 것이다.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시 동창리에서 시험한 신형 로켓엔진이 이듬해 10월 당 창건 제75주년 열병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화성-17형' ICBM에 적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7형'은 길이가 24~26m 정도로 '화성-15형'(약 21m)에 비해 길어졌다.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도 '화성-15형'은 바퀴가 18개였지만, '화성-17형'은 22개로 늘었다.

'화성-17형'의 무게가 100톤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의 무게는 72톤 정도로 보고 있다.

이처럼 '화성-17형'이 북한의 기존 ICBM에 비해 크기·무게가 모두 커진  배경을 두고는 △탑재하는 핵탄두의 크기가 커졌거나 △2개 이상의 핵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만든 다탄두(MIRV) 방식의 ICBM이기 때문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운데)가 1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작년 1월 김 총비서 주재 당 대회 때 수립한 '국방과학 발전·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도 △초대형 핵탄두 생산과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기반 고체연료 엔진 ICBM 개발 등 이 같은 '화성-17형'의 특성을 염두에 둔 듯한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

미 정부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북한의 핵실험과 ICBM 발사를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간주해왔다.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더라도 미국의 '레드라인' 설정 때문에 인공위성 발사체용 로켓으로 위장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스스로 '중지했던 활동의 재가동'을 얘기한 만큼 ICBM 시험발사 재개를 숨길 필요가 없어졌다.

미 정부는 북한이 ICBM 발사를 재개할 경우 그동안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때 이상으로 대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그 크기나 비행거리 등에 관계없이 모두 그들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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