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퇴진' 현산 무너진 신뢰 회복할 수 있나…재시공·보상 '첩첩산중'

 

광주 참사 6일만에 정몽규 퇴진…"전면 철거 후 재시공도 검토"

"재시공 시 입주 약 2년 지연…'아이파크' 브랜드 회복 가늠 어려워"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의 사퇴로 현산이 무너진 브랜드 가치와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건설업계는 정 회장의 내놓은 화정 아이파크 전면 철거 후 재시공 가능성, 안전 품질 보증 법정 기간 확대 등은 임시방편이라며 현산과 아이파크의 근본적인 신뢰 회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대형 사고인 만큼 브랜드 가치와 시장 신뢰 회복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속된 광주 참사에 정몽규 결국 퇴진…"전면 철거 후 재시공도 검토"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몽규 현산 회장은 전날 서울 용산 본사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깊이 사과한다"면서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이번 사퇴는 광주에서 최근 잇달아 발생한 현산 공사현장의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진 조치다. 현산 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그룹 지주사인 HDC 회장직은 유지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사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회장은 이번 광주 붕괴 사고로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다고 했다. 그는 현산의 신뢰 회복을 위해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 기관의 안전진단을 해 현장 안전 우려를 불식하는 한편 현재 완공한 아이파크 아파트의 안전 품질 보증 법적 보증기간을 기존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에 대해서는 안전 점검을 해 문제가 있다면 입주 예정자와 계약 해지,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등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했다. 

◇대책 마련 미흡…"재시공 입주 2년 가까이 늦어질 것. 천문학적 비용 소요"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다소 늦었고, 내놓은 대책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의 이번 사과는 사고 발생 6일 만이다. 지난해 학동 재개발 사고 바로 다음 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이번 붕괴 사고에는 전날 대국민 사과 전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 회장이 밝힌 안전 품질 보증 기간 확대 등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원인으로 콘크리트 양생 불량과 구조물 문제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안전 품질 보증 기간 확대는 잘못된 처방이라는 것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6일간 심사숙고해서 내놓은 대책치고는 내용이 부실하다"며 "더욱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발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화정 아이파크 철거 후 재시공, 입주 예정자와의 협상 등도 난제다. 철거 후 재시공을 거친다면 입주 시기는 당초 예정보다 적어도 1년 반 이상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면 철거 이후 재시공,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 등 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40층 아파트를 짓는다면 1년 조금 더 걸리겠지만, 현 상황은 철거하고 구조 진단도 하고 절차가 더 복잡하다"며 "(철거 후 재시공한다면) 적어도 1년 반에서 2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입주 지연에 따른 시행사와의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화정 아이파크 시행사는 HDC아이앤콘스로 HDC그룹 계열사다. 

이와 관련, 현산 관계자는 "(입주 지연 등에 따른 문제도) 시행사와 협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사고 수습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너진 브랜드 가치 시장 신뢰…"회복 시간 가늠하기 어렵다"

화정 아이파크 철거 재시공 등과 별개로 현산의 브랜드 가치와 시장 신뢰 회복도 관건이다. 브랜드 가치가 무너진 상황에서 당분간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은 수주는 물론 자체 개발사업 추진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영업정지 여부와 그 기간 등 처벌 결과도 변수다. 

주택사업은 현산 실적의 중심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산의 별도 기준 매출은 2조4360억원이다. 이 가운데 주택부문(자체+외주) 매출은 1조8490억원으로 전체의 76%다. 최근 대형건설사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으나, 현산은 그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C 건설사 관계자는 "현산도 토목과 플랜트 등 사업을 하지만, 사실상 주택이 그룹이 기둥"이라며 "향후 몇 년간 수주 잔고가 빠르게 비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아이파크' 브랜드가 치명타를 입었다는 게 가장 큰 마이너스"라며 "시장에서 현산이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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