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만 13번…'규모 4.9' 제주 지진에 놀란 도민들 밤새 '뜬눈'
- 21-12-15
제주도 전체를 흔든 규모 4.9 지진 이후 제주에서 여진이 13차례나 이어지면서 제주도민들은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1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뒤 제주에서 총 13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 10분 만인 전날 오후 5시29분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34km 해역에서 규모 1.7의 여진이 처음 발생하고 같은 날 오후 10시36분쯤까지 인근 해역에서 여진이 잇따랐다.
여진의 최대 규모는 1.7이었다.
이번 지진만 놓고 보면 모두 해역에서 발생한 데다 지진 발생 깊이가 17㎞로 비교적 얕고, 지진 단층도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그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한 지진이었던 만큼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번 지진 발생 이후 이날 오전 6시 기준 현재까지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총 114건이다. 이 중 110건이 단순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신고였다.
나머지 4건은 피해신고로 모두 제주시에서 접수됐다.
전날 오후 9시52분쯤 한림읍에서는 연립주택 실내 벽면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7시36분쯤 구좌읍에서는 아파트 주방 바닥이 기울어진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오후 6시4분쯤 연동에서는 창문 깨짐, 오후 5시44분쯤 일도2동에서는 아파트 베란다 바닥 타일 이격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밤새 잠을 설친 이들도 많았다.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서 지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직원들과 관광객들이 밖으로 대피해있다. 2021.12.1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
서귀포시 법환동 해안가에 사는 강모씨(35)는 "지진 발생 당시 집안이 흔들려 밖에 뛰쳐나왔다"며 "화산섬에 살면서도 지진의 무서움을 모르고 살았는데 혹시 해일이라도 일어나면 어쩔까 불안감에 잠을 뒤척였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31)도 "다행히 밤사이 흔들림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족 모두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지진을 경험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최대한 차분하게 생활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사는 오모씨(58)는 "어제 지진이 났을 때는 밭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며 "큰 피해가 없다고 해 다행스러운 마음이지만 밤사이 밭에 별일이 없었는지 일찍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서귀포시 법환동에 사는 허모씨(31)는 "해일 가능성도 적고 여진도 약하다고 해 큰 걱정 없이 밤을 보냈다"면서 "앞으로도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기상청은 여진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유상진 기상청 지진화산정책과장은 "규모 4.9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뒤에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진이 수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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