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캐스퍼, 침체된 경차 시장 판도 바꿀까

19년만에 현대차가 내놓은 '캐스퍼', 지난달 판매량 4000여대 육박

캐스퍼 출시로 하반기 경차 판매량 ↑…중고차 시장으로도 이어져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소형차 시장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경차 혜택을 연장·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까지 국회를 통과해 침체된 경차 시장에 활기가 일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9월 출시한 경차 '캐스퍼'는 지난달에만 3965대가 팔렸다. 이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2228대)는 물론 투싼(3861대), 싼타페(2895대) 등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판매 첫 달인 9월 208대로 출발한 캐스퍼는 판매가 본격화된 10월 2506대로 판매량을 크게 늘렸고, 11월 4000여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3개월 동안의 누적 판매량은 6679대로, 7000여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대차가 19년 만에 출시한 경차 모델인 캐스퍼는 출시와 동시에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9월 진행된 사전계약 첫 날에만 1만8940대의 예약이 완료되는 등 캐스퍼는 사전계약에서부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캐스퍼의 사전계약 첫 날 기록은 현대차의 역대 내연기관 모델 가운데 가장 높다. 

캐스퍼의 흥행은 국내 경차 시장에도 기대감을 일게 했다. 한때 '국민차'로 불릴 만큼 경차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몇해 동안 차체 크기가 큰 SUV 모델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며 경차는 존재감을 잃었다. 최근 차박과 캠핑 등의 열풍이 더해지며 경차는 그야말로 침체길을 걷기 시작, 지난해 경차 판매량은 처음으로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에도 이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한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1~10월)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삼성·쌍용차·한국GM)의 국내 경차 합산 판매량은 총 7만5175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4% 가량 줄었다.

모델별로 보면 기아의 레이가 3만86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기아의 모닝이 2만6288대, 한국GM의 스파크가 1만6107대로 뒤를 이었다.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7만9548대와 비교해 5.4%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은 하반기 캐스퍼 출시에 힘입어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으나 캐스퍼 출시와 동시에 레이와 모닝 등의 판매량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814대 판매에 불과했던 레이는 캐스퍼가 출시된 9월 3030대로 67% 가량 판매량이 뛰었다. 모닝도 8월 1782대 판매에서 9월 1937대로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다. 10월과 11월에도 레이는 각각 3399대, 3028대 판매로 3000대 판매를 유지했고 모닝은 11월 1941대 판매로 2000여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의 모닝과 레이. (기아 제공) 2021.10.5/뉴스1


캐스퍼가 군불을 지핀 경차 시장은 최근 경차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달 초 본회의에서 연간 20만원 규모의 경차 유류세 환급 기간을 오는 2023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경차 취득세 감면 한도와 적용 기간을 일부 상향하거나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퍼 흥행 열기는 중고차 시장으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이 지난 10월 2020년식 무사고, 주행거리 2만㎞ 이하의 주요 경차 모델의 시세를 분석 한 결과 더 뉴 레이 시그니처의 시세는 1504만원, 더 뉴 레이 프레스티지 트림의 시세는 1387만원으로 각종 옵션을 고려하더라도 신차와의 가격 차이가 60만원에서 80만원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닝 어반 시그니처와 프레스티지도 각각 신차와 비교해 140만원~210만원 수준의 차이만을 보였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경차 시장 파이를 넓힐 것으로 기대되는 캐스퍼의 출시를 기점으로 중고 경차 시장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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