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식 다른 지지율 '들쑥날쑥 여론조사'…어떻게 읽어야 하나

조사 기간, 시간대, 응답률, 방식 등에 따라 결과 달라질 수 있어

전문가들 "다른 조사 기관과 비교는 무의미…한 기관 추이를 봐야"

 

내년 대선을 90일 앞둔 지난 9일 발표한 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우열이 정반대로 엇갈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를 5%포인트(P) 넘게 앞섰지만, 같은 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이 후보가 2%p 격차로 윤 후보를 앞질렀다.

선거여론조사는 대개 표본조사를 통해 유권자 전체 의견을 통계치로 추정하지만 조사 방법과 기간, 시간대에 따라 응답자 표본이 큰 폭으로 달라지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1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값이 서로 다를 경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조사 시간'과 '응답률'이다.

통상 ARS 자동응답 조사와 전화면접조사에 따라 응답자의 신뢰성이 달라지지만,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시간대와 응답률이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KSOI(6~7일)는 윤 후보가 38.3%로 이 후보(32.7%)보다 5.6%p 앞선 반면, NBS(6~8일)의 경우에는 이 후보가 38%로 26%를 기록한 윤 후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음에도 결과가 달리 나온 셈이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조사 시간과 기간 △응답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된 KSOI의 응답률은 12.3%였으며, NBS는 28.3%로 각각 다른 수치를 기록했다. 또 저녁 시간대 조사량은 KSOI는 총 2시간30분, NBS는 총 6시간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통상 저녁 시간대가 얼마만큼 반영되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즉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조사에 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여야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통화에서 "응답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들, 유보적인 사람들, 진보 성향자들이거나 일부 청년들은 굳이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그 사람들이 응답할 수 있는 시간대에 통화하거나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면 응답 비율은 높아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조사 기간에 따라서도 결과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는 것보다, 한 여론조사업체의 조사 결과를 시계열로 분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더 오랜 기간 조사할수록 유보층을 잡아낼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더욱 민심과 가까운 결과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짧게 기간 조사하면 상대적으로 강한 정치색을 가진 유권자들의 응답을 많이 얻겠지만 동시에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는 답을 얻을 수도 있어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게 존재한다.

조사방식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점은 기존에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른바 '샤이보수'가 된 보수층이 전화면접방식에서는 응답을 보류하고 ARS에서는 성향을 더 드러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ARS 방식을 주로 사용하는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대선 때는 유선과 무선전화 방식을 섞는 비율을 놓고서도 말들이 나오곤 했다. 다만 최근에는 모바일 환경이 강화돼 무선전화방식 100%로 조사해도 큰 흐름에서 문제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같은 조사 기관끼리의 여론 흐름을 비교하는 것이 아닌, 다른 조사 기관끼리의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다른 조사 기관과의 수치 비교는 사실 무의미하다고 본다. 한 조사 기관의 추이를 보는 것이 맞는다"며 "매번 해오던 방식이 다르고 비교 대상도 다르다. 한번 조사를 시작하면 같은 시간대와 같은 요일에 조사를 하게 되니, 여론 변화의 추이를 보려면 다음이나 이전 조사와 비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심의위 한 관계자는 "선거여론조사는 통상 표본조사를 통해 유권자 전체의 의견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필연적으로 표본오차뿐만 아니라 조사과정에서 다양한 비표본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절대적인 수치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포함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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