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사망' 영불해협 난민 보트 침몰에 영국·프랑스 '네 탓 공방'

영국 "프랑스가 난민 제대로 막지 않아" 질타

프랑스는 "영국이 불법 고용 방치해 난민 유입 유도"

 

난민들을 태우고 영불해협을 건너려던 작은 고무보트가 가라앉으면서 최소 27명이 사망한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지도자들이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올해 들어 급증한 난민들의 밀입국을 막기 위해 공동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나, 서로가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을 주고받았다.

포문은 존슨 총리가 열었다. 존슨 총리는 영국 언론에 "보트가 출발하는 인근 국가와 공조가 필요한데, 특히 프랑스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프랑스에 화살을 돌리는 발언을 했다.

 
그러자 마크롱 대통령도 전날 존슨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민 위기를 정치화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쏘아붙였다.

두 정상의 말다툼은 어느새 양국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영불해협의 영국 해안 도시 도버의 하원의원인 나탈리 엘피케는 "프랑스는 사람들이 보트에 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뿐 막지 않는다"며 "프랑스 쪽에서 정책이 바뀌어야 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불법 이민자 고용이 만연한 영국의 노동시장 때문에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횡단에 나선다며 "영국이 명백히 이민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영국 통신사 프레스 어소시에이션(Press Association)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약 2만5700명이 소형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도착했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영국과 프랑스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난민의 밀항을 알선하는 밀항업자들만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다르마냉 장관은 프랑스가 이번 사건과 연루된 밀항업자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밀입국을 막기 위해 드론과 예비군을 사용할 것이라며 "프랑스와 영국은 밀항업자들의 네트워크를 해체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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