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저유가 '이례적' 공조…OPEC+ 맞대응 경고

미중 전략적 비축유 대방출 공조…브렌트유 되레 3% 급등

UAE "OPEC+ 증산 논리 無"…다음달 2일 회의 주목

 

미국이 인플레이션 압박에 국제유가를 잡기 위해 중국과 손잡고 전략적 비축유(SPR) 방출 공조에 나섰다. 하지만 비축유 방출소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며 유가는 뛰었다. 이번 공조는 원유시장을 장악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맞대응만 불러와 유가에 상승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략적 비축유 대방출 공조…브렌트유 되레 3% 급등 

각종 현안마다 부딪히는 미국과 중국이 유가 하락을 위해 뭉쳤다는 점에서 이번 공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으로서는 물가에 불안한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전력난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SPR 방출공조 소식에도 유가는 되레 더 올랐다. 미 백악관이 SPR 방출공조를 공식 발표한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 브렌트유는 3% 넘게 뛰었다. 일일 상승폭으로는 8월 이후 최대이며 종가는 이달 16일 이후 1주일 만에 최고로 올라섰다. 

SPR 방출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가 포함된 전통적 산유국 카르텔 OPEC 플러스(+)의 맞대응만 유발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탓이다. 브렌트유는 올해 50% 뛰었지만, 최근 4주 동안 뚜렷한 하락세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렸고 미국이 공식 발표에 앞서 SPR 방출공조를 계속해서 압박한 여파다. 

 
미국의 SPR 방출은 OPEC+의 추가 증산을 압박하는 일종의 외교적 제스처다. 하지만 OPE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추가증산에 미온적이었다. 이제 OPEC+는 아예 증산규모를 줄이는 감산으로 SPR 방출을 사실상 단번에 상쇄할 수 있다.

UAE "OPEC+ 증산 논리 無"…다음달 2일 회의 주목

OPE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23일 OPEC+ 차원에서 원유생산을 더 빨리 늘릴 필요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UAE의 수하일 알-마즈루레이 에너지장관은 이날 두바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증산할 합당한 논리(logic)가 없다"며 OPEC+ 차원에서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즈루레이 UAE 에너지 장관은 내년 1분기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에서 과잉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재확인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압둘라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붕괴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OPEC+가 공격적 증산에 나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에 다음달 2일 OPEC+회의에 관심이 집중된다. 마즈루레이 UAE 장관은 "2일 만나 사실 관계를 들여다 볼 것"이라며 "원유시장의 규모를 보고 사실에 기반해 (생산규모)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커게임 판돈 커졌다…미-사우디 갈등"

블룸버그는 OPEC+가 이번 SPR 방출공조에 맞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에너지 시장을 장악하려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OPEC+ 대표들은 현재 시장환경에서 SPR방출은 합당하지 않다며 다음주 회의에서 증산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OPEC+가 미국의 압박에 반발해 추가 증산이 아니라 감산에 나서면 지난해 초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 발발했던 유가전쟁 이후 원유시장에서 발생한 격렬한 지정학적 불안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지난해 초 사우디와 러시아는 코로나19 수요 붕괴에도 경쟁적으로 증산했고, 이에 유가가 마이너스(-) 40달러선으로 추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의 SPR방출로 OPEC+가 감산에 나서면 유가는 더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될 위험이 있다. 결국 인플레 압박을 줄여 표심을 잡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SPR 방출은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SPR방출 공조는 원유시장이라는 포커게임에서 판돈을 키운 꼴이 될 수 있다고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최고원자재 전략가는 말했다. 특히 미국과 사우디의 갈등이 부각될 위험이 있다고 로프트 전략가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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