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비료 매장 텅 비었다"…농촌지역으로 번진 요소수 파동

"농사경력 30여년 동안 요소비료 품귀 현상은 처음 겪는다. 내년 파종기 때 요소비료 값 인상은 물론 제때 살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17일 오전 충북 보은농협에 요소비료를 사러 온 농업인 김모씨(67·내북면)의 볼멘소리다. 

이 농협은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이후 요소비료를 농업인들에게 5포대로 제한해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 9일부터 요소비료를 아예 판매하지 않고 있다. 재고가 없어서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대란이 산업계에서 농업계로 번지고 있다. 

'요소비료' 사재기가 심화하면서 재고량이 없어 충북 농촌지역 농업인들이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농한기에 불붙은 농촌지역 요소비료 사재기 바람 

요소는 차량·공장에 쓰이는 공업용 이외에도 농업용 비료로도 사용하고 있다. 

요소로 만든 단일·복합비료에 대한 국내 농가의 연간 사용량은 45만~50만톤으로 전체 사용량의 45% 정도 점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수가 끝난 뒤인 11월은 농한기로, 비료 수요가 거의 없는 시기다. 

하지만 중국발 요소 수출 중단으로 품귀 현상과 국제적인 요소 가격 인상이 맞물리며 요소비료 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충북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에서 요소비료 사재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옥천군지부에 따르면 옥천농협의 경우 프릴요소(포대당 20㎏)의 재고량이 이달 4일 1252포대, 5일 1078포대, 8일 749포대, 9일 308포대, 10일 192포대, 15일 40포대로 크게 줄었다. 

그레뉼요소(포대당 20㎏)는 4일 509포대에서 10일 380포대까지 재고량이 줄었다. 

옥천농협은 현재 추세대로면 며칠 안으로 창고가 텅 빌 것으로 예상한다. 옥천군 소재 대청농협과 이원농협, 청산농협은 이미 요소비료 재고량이 없는 상태다.

보은군 소재 보은농협도 요소비료 재고량이 없어 지난 9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지역농협은 매점매석 행위를 막기 위해 1인당 비료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강경책까지 꺼내 들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월동작물 재배 농가 발등에 불…농업인들 긴 한숨 

농협중앙회 옥천군지부 관계자는 "농업인들이 불안심리로 사재기에 나서며 지역농협이 비축한 요소비료가 다 떨어졌고, 복합비료도 빠르게 소진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이면 옥수수·감자 파종을 해야 해 그때를 대비해 사는 농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요소비료 품귀 현상으로 월동작물과 비닐하우스에서 원예용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양파, 마늘, 양배추 등 월동작물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농가들의 겨울철 비료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월동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 임모씨(70·옥천군 동이면)는 "당장 다음달부터 연초까지 주기적으로 비료를 살포해야 하는데 비료 비축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정부는 내년 2월까지 요소비료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 긴급회의를 통해 올해 말까지 요소비료 예상 수요량은 1만8000톤인데 현재 확보된 비료 물량은 이보다 많은 3만5000톤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1∼2월 공급 가능 물량도 9만5000톤으로 예상 수요량인 4만4000톤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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