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 인상 앞두고 은행채 발행 급증…"금리 더 오르기전에"

 

1~15일 은행채 순발행액 5.7조…10월 순발행액의 절반 넘어

 

순이자마진(NIM) 높이기 전략…대출금리 더 올리는 부작용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앞두고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시중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자금을 조달해 순이자마진(NIM)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은행채란 금융채 중 하나로 시중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은행들은 주로 수신상품과 은행채 발행을 통해 대출할 자금을 끌어모은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은행권의 은행채 순발행액은 5조7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열흘 만에 10월 순발행액 9조15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보통 은행들은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상환하는 '차환'을 하는데, 순발행액은 전체 채권 발행액에서 차환 등에 쓰인 상환액을 뺀 차액을 말한다. 순발행액이 클수록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은행들이 발행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월초 연 1.276%에서 지난 12일 1.968%로 상승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419%에서 1.627%, 5년물 금리는 2.196%에서 2.404%로 올랐다. 금리는 곧 '자금 조달 비용'이라 시장금리가 오르면 발행량이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11월 1일부터 12일까지 회사채 순발행액은 8867억원으로 은행채 순발행액의 12.6%에 불과했다.

한국은행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테이퍼링 등으로 내년에도 시장금리 상승이 유력한 만큼, 미리 발행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은행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해놔야 수익성 지표인 NIM을 높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지금보다 시장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되는 만큼, 지금 발행해 두는 게 조달비용을 낮추는 방법"이라며 "결과적으로 순이자마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채권 발행 수요는 연말로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연화 조치도 내년 3월 종료된다. LCR이란 현금 등 고유동성자산을 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기 위해 규제 비율을 100%에서 85%로 낮추는 한시적 유연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통상 은행들은 은행채를 발행해 LCR 비율을 맞춘다.

은행채 발행 경쟁으로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은행권 대출 금리는 은행채 등 금융채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금리가 올라갈 거라 예상해 채권을 많이 발행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게 된다"며 "내년 3월 원리금 상환 유예와 LCR 규제 유연화 조치 종료를 앞두고 은행간 발행 경쟁이 붙을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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