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시련의 겨울 온다…석달간 기준금리 0.5%p 인상전망 고개

높은 가계 부채, 물가 오름세에 테이퍼링까지…금리 인상 근거 강화
11월 금리인상 기정사실화…내년 1월 또 오르면 기준금리 1.25%로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하는 '영끌족'에게 시련의 겨울이 다가온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높은 물가 상승률,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돌입까지 우리나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뒷받침하는 경제적 여건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서다. 

지금의 추세라면 내년 1월까지 석 달간 기준금리가 0.5%포인트(p) 대폭 오를 거란 전망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현행 0.75%의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거란 전망이 유력하다. 지난해 5월 사상 최저인 0.50%로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16개월만인 지난 8월 0.75%로 오른 데 이어 이달 말까지 1.00%로 더 오른다는 얘기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기준금리가 그야말로 '더블'로 뛰는 셈이다.

내년 들어선 기준금리가 이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영끌족에게는 곡소리가 날 법한 소식이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 근거는 전에 비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한은이 줄곧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내세웠던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6783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2조7905억원 증가했다. 앞서 지난 8월 3조5068억원, 9월 4조729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긴 했으나 가계빚 규모가 높은 수준에서 오름세는 여전히 이어졌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약 10년 만에 3% 선을 뚫었다. 무섭게 치솟는 국제유가가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한은에 따르면 월평균 두바이유가는 지난 8월 배럴당 68.8달러에서 9월 72.2달러로 상승했다가, 10월 들어 81.2달러로 또 올랐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상승률 2%를 통화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는 한은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한은은 "에너지 수급불균형 지속 등으로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가격 오름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경계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돈줄 죄기에 나섰다. 연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인 0.00∼0.25%로 동결하면서도 11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매월 150억달러씩 축소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는 더욱 일찍, 아마도 2022년 1분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2022년 하반기, 9월과 12월에 걸쳐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자못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미국의 긴축 시간표와 국내 정치·경제적 상황이 복잡하게 맞물린 상황에서 금융권은 내년 말까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관건은 내년 1분기 추가 인상이 이뤄질지 여부다. 금통위 회의는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달 열리는데 내년 3월 대선 직전에 열리는 2월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월이야말로 금리를 인상할 마지막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1.25%로 오르게 된다. 현행 0.75%와 비교하면 석 달만에 0.50%p 뛰는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우리나라 역시 전반적으로 금리 상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년에 추가로 3번 오르면서 1.75~2.00%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효과가 이미 주택시장의 자금 수요에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는 보고 있지만 내년 3월 대선이 다가오고 있어 1분기 추가 금리인상은 현실적인 여건상 어렵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와 관련해 "점진적 조정"이라고 했다가, 10월에는 "적절히 조정"으로 바꿔 넣은 것을 두고 금융권에선 내년 1월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 연구원은 "이 총재의 발언은 기준금리 연속 인상 가능성을 금융시장이 배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통방문 문구를 변경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며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물론 1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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