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망' 문제 韓대통령까지 나서자 놀란 넷플릭스, 한국까지 찾았지만…

딘 가필드 부사장, 25일 기고문쓰고 29일 정부에 면담 요청
정부·국회 만나 콘텐츠 투자·망사용료 입장 강조할듯

 

딘 가필드(Dean Garfield) 넷플릭스 공공정책 수석부사장이 방한했다. 방한 직전 넷플릭스의 투자 전략과 망사용료 정책에 대한 기고문을 쓴 딘 부사장의 '목적'에 이목이 쏠린다.

3일 정부에 따르면 넷플릭스 측은 지난 29일 우리 정부 측에 딘 부사장과 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주무부처의 면담을 요청했다.

딘 부사장은 지난 2일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과기정통부·문체부 차관과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들과의 만남도 진행한다. 3일 이원욱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및 조승래 과방위 여당 간사(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의원들과도 콘텐츠 투자 및 망사용료 문제를 두고 면담을 갖는다.

◇넷플릭스, 文 '망사용료' 언급 후 7일 뒤 기고문·4일 뒤 면담 요청 '일사천리'

딘 부사장의 이번 방한은 망사용료에 대한 넷플릭스의 기존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딘 부사장은 우리 정부에 면담을 요청하기 직전에 '망사용료'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담은 기고문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대통령의 합리적 망사용료 언급이 나온지 딱 1주일 만에 '자사의 글로벌 OCA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딘 부사장의 기고문을 발표했다.

'새로운 오징어게임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 환경에 달려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에서 딘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넷플릭스는 교차로의 빨간불, 파란불 앞에 섰다"며 "인터넷 사업자들이 새로운 한국의 이야기들을 세계에 보여주고, 사랑받도록 하는 것을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망사용료 갈등을 빚고 있는 국내 망사업자(ISP)를 압박했다.

또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OCA)라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ISP에) 비용을 절감하도록 하고 있는데 한국의 가장 큰 인터넷사업자 중 한 곳은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겨우 4일만에 우리 정부에 딘 부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이번 방한이 성사됐다. 대통령까지 나서자 '일사천리'로 망사용료 문제 대응에 나선 셈이다.

현재 넷플릭스 국내 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를 놓고 법적 소송을 벌이며 1심에서 "자체 OCA에서 국내 ISP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은 무상"이라는 논리를 폈으나, 사실상 패소해 현재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넷플릭스, 韓 콘텐츠 투자 내세워 망사용료 문제 압박하나"

실제로 딘 부사장은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면담에서 김현 부위원장이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통신망 환경에 대해서도 글로벌 사업자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요청했으나, 딘 부사장은 자사의 OCA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의 콘텐츠 투자에 대해서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면담 결과를 미뤄볼 때 딘 부사장은 예정돼있는 국회 과방위 의원, 과기정통부, 문체부 차관과의 면담에서도 동일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고문 내용과 국내 방문 후 모습을 볼 때 넷플릭스가 콘텐츠 투자를 볼모로 국회와 정부에 OCA에 대한 자사의 '원 폴리시'를 관철시키려는게 아닌가 싶다"며 "법원에서도 1심에서 패소했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망사용료 문제를 언급했는데도 꿈쩍도 하지않는 글로벌 기업의 모습"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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