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종전선언 논의하는데…탄도미사일 도발하는 北 노림수는

한국과 미국이 종전선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북한은 잇단 무력시위 행보를 보이며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북한이 종전선언 보다는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협상력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주장하며 유엔의 대북제재를 완화 또는 철회를 요구하는 것 또한 대북제재를 무력화해 궁극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19일 오전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인 '8.24 영웅함'에서 발사했다. 올해 들어 여덟 번째 무력시위다.

공교롭게도 북한이 무력시위 카드를 꺼내든 날, 서울에서는 한미일 정보수장이, 미국에서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종전선언 등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했다. 한미가 북한의 대화 복귀,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북한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차 제시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흥미롭다'면서도 '적대정책·이중기준 철폐'라는 조건을 내건 상황이다. 자신들의 자위력 증강 차원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말 것과 동시에 대북제재 해제라는 '종전선언 청구서'를 내민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일종의 '꽃놀이패'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종전선언이 체결될 시 대북제재 해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에 대한 명분이 생기는 것이고 설사 종전선언이 불발되더라도 미국을 '평화 반대세력'으로 규정해 자신들의 미사일 개발 등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종전선언에 흥미를 가지는 듯한 모습으로 한국을 뒤에서 부추기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 내에서 '일부 대북제재 완화·해제 검토 필요'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관측이다.

현철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은 19일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에 올린 개인명의 글에서 종전선언 추진이 "아파트의 기초를 무시하고 10층부터 짓겠다"는 것이라며 이중기준·적대정책 선 철회를 재차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종전선언 추진으로 잃을 게 없는 북한은 궁극적으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중기준·적대정책 철회를 몰아붙이는 북한은 일단 자신들의 무력 행보에 조용히 하라는 것이자 이는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라며 "핵보유국 인정은 조약을 통해 이뤄지는 게 아니다. 국제사회 규범이라는 것은 타방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대로 굳어져 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종전선언은 정치적인 선언일 뿐이며 의미 있는 신뢰구축 조치이자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입구'로 여기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구상을 언급한 뒤, 한미 북핵수석 대표 협의를 시작으로 지난 5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12일 한미 안보실장 회담, 18일 한미 정보당국 수장 회담 등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 설득'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한미 북핵수석 대표는 18일(현지시간)에도 대면·유선협의를 이어갔으며, 다음 날에도 한미일 북핵수석 대표 협의를 통해 종전선언 등과 관련해 논의했다. 

특히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미국 설득에 있어 일부 진전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아직은 미국의 입장이 뭐라고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엔 시기가 빠르다"면서도 "그러나 공감대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 간 종전선언과 관련한 문안에 대해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측 법률 전문가들은 종전선언 체결 시 문구와 그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주장 등 부작용에 대한 법률적 문제를 세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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