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정보요구에 홍남기 "기업과 소통 강화"…삼성·SK 한숨 돌리나

미국 정부가 내달 8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게 제조·재고·주문·판매·고객사 관련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라는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기업과 협력을 각별히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차 대외경제안보회의에서 미국의 반도체 정보 제공 요청에 대해 "기업 자율성과 정부 지원성, 한미간 협력성 등에 바탕을 두고 대응해 나가겠다"며 "특히 정부는 기업계와의 소통협력을 각별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반도체 정보 제공요청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의 우려사항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주요국과 관련업계 동향을 기업들과 공유해 적시성 있는 대응을 지원하고, 정보제출 기한인 다음달 8일 이후에도 긴밀한 소통으로 한국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9일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고, SK하이닉스도 "정보공개와 관련해 현재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가 아닌 개별 반도체 기업에 정보를 요청한 것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응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18일 발언을 보면 한국 반도체 업체는 이전보다는 '덜 외로운 싸움'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 정부에 한국 정부가 직접 이야기를 전달하기는 힘들 것이고, 다만 현재 정부 입장을 보면 한국 반도체 기업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의견전달과 같은 수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정보 제공 제출기한인 다음달 8일 이후 만약 이로 인해 외교문제나 통상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아직 제출기한까지 여러 날이 남아 있어 정부도 현재는 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을 향한 정보공개 요구를 보면 고객사 관련 정보를 포함한 여러 영업비밀도 공개하라는 것이어서 법률적으로도 확인해 봐야 할 부분이 많다"며 "이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시장전문가들의 의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미국의 정보제공 요청에 대해 '고객관련 기밀 정보'는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고객관련 기밀은 미국 정부에 제공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고객 기밀을 제외한 정보에서 반도체 업체간 혹은 미국 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일정 수준에서만 공개하는 방법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