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목도리 꽁꽁 "그래도 추워요"…'가을실종' 한파에 나들이객 뚝

핫팩·따뜻한 음료 앞다퉈 사고 백화점으로 모여

 

주말이면 발디딜 틈 없이 붐비던 한강 둔치공원 썰렁

 

서울의 아침기온이 0도까지 떨어진 17일 일요일 오전 8시30분 서울지하철 강남역 11번 출구. 입김이 나오고 발을 동동거릴 정도로 하루아침에 추워진 날씨에 맞춰 시민들 대부분의 옷차림은 한층 두꺼워졌다. 

트렌치코트나 겨울 패딩을 걸치고, 외투 안에 옷을 겹겹이 껴입은 모습이었다. 한파예보를 인지하지 못한 듯 얇은 청재킷을 입고 나와 표정이 일그러진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모두 갑작스러운 추위를 이기려고 연신 손을 비비거나 한껏 몸을 웅크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전 9시 기준, 서울 기온은 2.9도를 기록했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영하 3도까지 내려가는 초겨울 날씨였다. 서울에 10월 한파특보가 내린 것은 2004년 이후 17년만이다. 

학원으로 향하던 홍다은씨(26)는 "추울 것을 예상하고 트렌치코트를 입었는데도 한기가 파고 든다. 하루아침에 기온이 떨어져 적응이 안된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목티에 니트, 코트까지 중무장한 30대 남성은 "어제 백신을 맞았는데 밤부터 너무 추워서 감기에 걸렸다"며 "그래서 옷을 껴입었다"고 설명했다.

때 이른 추위에 핫팩을 찾는 시민들도 있었다. 강남역 인근 편의점 점장 A씨는 "어젯밤에 2명, 오늘 아침에 4명 정도 핫팩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지금은 핫팩이 없다"고 말했다.

코엑스 인근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찾은 시민들은 추위를 잊으려는 듯 따뜻한 음료를 주문했다. 테이블 위에는 대체로 따뜻한 음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잔이 올려져 있었다.

50대 여성 B씨는 "코로나 때문에 감기증상이 있으면 주변 시선도 좋지 않아서, 감기에 걸릴까 봐 일부러 두껍게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령된 16일 오후 서울 시내 거리에서 시민들이 움츠린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21.10.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의 한 백화점 앞, 개장을 기다리던 시민들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겨울 코트나 후리스, 패딩을 입고 목도리로 꽁꽁 싸맨 시민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팔짱을 끼면서 추위를 막고 있었다.

지방에서 아침 일찍 당일치기로 놀러 왔다는 이성미씨(22)는 "패딩을 입을지 고민하다가 최대한 많이 껴입었는데도 춥다"며 "가을 트렌치 코트는 이제 못 입을 듯하다"며 아쉬워했다.

외투없이 검은색 맨투맨 차림으로 친구와 대화하던 이모씨(26)는 "그동안 낮에는 더워서 이렇게 추울 줄 몰랐다. (외투 안 입은 걸) 후회한다"며 "오늘 실내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몸을 움츠렸다.

한파 때문인지 실내를 찾은 사람이 많았지만, 백화점도 평소보다 한산했다. 푸드코트는 빈 좌석이 곳곳에 보였고, 유명 카페의 웨이팅 인원도 평소의 절반가량이었다. 백화점에 들어온 시민들은 실내에서는 더운 듯 두꺼운 외투를 벗어 손에 걸치고 돌아다녔다.

겨울 패딩을 입고 유모차를 끌던 구모씨(37)는 "주말에 종종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오늘은 백화점으로 왔다"며 "오늘 패딩을 처음 꺼냈는데 상황을 보고 당분간 겨울옷을 입어야겠다"고 말했다.

인근 여의도 한강공원 역시 한파 때문에 썰렁했다.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도 보였지만 돗자리와 담요를 빌려주거나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을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20대 여성들에게 돗자리·담요를 빌려주던 한 상인은 "어제부터 추워져서 담요도 꺼냈다"며 "오늘 사람이 별로 없다"고 아쉬워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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