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日미쓰비시 자산 첫 매각 명령…한일관계 파장 커질 듯

전문가 "日 '기업 피해 발생 한일 돌이킬 수 없다'는 입장"
日자민당 총재 선거 D-1…'누가 되든 한일관계 개선 난망'

 

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해 압류해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명령을 내리면서 한일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민사28단독(재판장 김용찬)은 27일 강제노역 피해자인 양금덕(92) 할머니, 김성주(92) 할머니가 신청한 미쓰비시 국내 자산 매각 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매각 대상은 미쓰비시중공업이 2014년 국내에 출원한 상표권 2건 및 2011년 국내 출원한 특허권 2건 등 총 4건이다.

피해자들은 손해배상 청구액 1억2000만 원을 포함해 이자와 지연 손해금 등 각각 약 2억1000만 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 법원은 지난 2018년 11월 '미쓰비시중공업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지만 일본 전범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하라고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HK에 따르면 우리 법원의 판결에 미쓰비시 측은 "한일 양국간 및 그 국민 사이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항고 의사를 표했다.

미쓰비시 측이 항고를 통한 이의신청 절차에 돌입하면 현금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 실제 현금화 여부를 차치하고도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과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으로 한일관계는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동력' 마련은 어려워 졌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이미 지난 7월 도쿄올림픽 계기, 문 대통령의 방일이 주한일본 공사의 '성적 망언'과 일본 정부의 '냉대' 등으로 무산됨에 따라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 외교 당국 간 협의도 평행선을 긋고 있다는 점도 한일관계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한일 외교수장들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강제징용,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일본의 수출규제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지만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하는 수준에 그쳤다.

아울러 29일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의 당선자가 누가 됐든 대한 강경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어두운 한일관계 전망을 내놓게 한다는 평가다. 당선자는 다음 달 4일 임시국회에서 일본의 100대 총리로 부임하게 된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현재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 담당상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4명이 출마했다.

이들 중 국회의원표와 전국의 당원표를 합한 총 764표에서 과반수인 383표를 얻는 후보가 차기 총리가 된다. 단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지 못할 경우 1, 2위 후보간의 결선투표가 치러지는데 현재 관련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다.

일본 언론들이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원표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고노와 국회의원표에서 앞서고 있는 기시다가 끝까지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고노냐 기시다냐가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강경한 대응을 공언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경색된 한일관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고노는 1993년 8월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의 주인공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아들이다. 하지만 그는 "인간성도 사고방식도 (부친과) 전혀 다르다"는 말을 본인이 할 정도로 '대한 강경파'로 분류된다.

기시다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후임자'로 낙점했던 인물로 지난 2015년 외무상 재임 시절엔 아베 전 총리를 대신해 '한일위안부합의'에 직접 서명한 바 있다. 이에 과거사 문제를 두고 우리 정부의 이행 여부를 문제시 할 가능성이 크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본은 그간 '일본 기업에 실제적인 피해가 발생하면 한일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지금 4명의 자민당 총재 후보가 있지만 기존 입장에 대해 사실상 4명 모두 이견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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