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커스 출범에 中 CPTPP 반격…격화하는 미중 갈등, 부담커진 韓

美, 동맹 강화·공조 통해 대중 포위망 입체적 확대…"中, 美 최대 위협"

中, 주변국 외교 강화 및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 주력…韓, 미중 사이서 줄타기

 

오는 20일 본격 개막하는 유엔총회를 앞두고 미중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등 군사·안보 문제를 포함해 무역·산업 등 경제분야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으로 사실상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굴욕적 철군을 했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관심을 빠르게 전환하고 자원을 집중하면서 입체적인 대중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물러서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주변국은 물론 국제 사회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맞대응하고 있다.  

◇ 험악한 분위기로 치닫는 미중관계…"적국·독재자", "닥쳐달라" 막말까지

1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중 양국간 관계는 갈등을 넘어 험악한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 구축함들은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대만 해협을 드나들고 있으며, 이에 맞서 중국은 대만 해협 서남부에서 대만 봉쇄 작전을 염두에 둔 훈련을 개시하는 등 군사적 대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양국 관리들은 물론 과거 양국의 부통령과 부주석으로서 친분을 쌓아왔던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서로를 향한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미국 관리들은 사실상 중국을 '적국'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은 국제 규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있고,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등 중국 관리들도 "미국에서 흑인들이 학살당하고 있다" 등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친강 신임 주미 중국대사는 미국 정부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을 멈춰야 한다며 "이견을 해결할 수 없다면 닥쳐 달라(please shut up)"고 사실상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과거 부통령과 부주석으로서 오랜 친분 관계를 형성해 왔던 양국 정상들의 관계도 냉랭하다 못해 싸늘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양국 정상은 아직도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못하고 있고, 전화통화만 2차례 가진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을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꼽았고, 시 주석은 "누구라도 중국을 건드릴 망상을 한다면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90분간 통화를 가진지 이틀만인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대놓고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3국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 발족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트럼프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대중 견제 지속…쿼드 격상에 오커스 출범까지

미국의 대중국 견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성장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미국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기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말 아프간 철수와 관련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그래선지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대부분 뒤엎었지만, 사실상 유일하게 대중 정책에 있어선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호전적 언행'을 앞세워 거칠게 중국과의 긴장을 조성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의 공조'를 토대로 대중 포위망을 촘촘하게 엮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  

특히 취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 등 국내 문제와 아프간 미군 철수에 집중해 왔던 바이든 행정부가 이제는 대중 견제를 본격화한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도와 일본, 호주와 함께 하는 쿼드(Quad)를 정상급 회의로 격상했고, 오는 24일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지난 15일 영국·호주와 새로운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까지 출범시켰다. 특히 오커스의 첫 이니셔티브로 미국은 영국과 함께 호주 해군에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쿼드와 오커스는 사실상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 견제 안보협의체 성격이 강하다. 특히 오커스 출범에 대해 미 백악관은 "(오커스는) 어느 한 국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미 언론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 및 기술 분야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 하원에서 미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에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봉쇄'를 위한 군사·안보 협력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부터 본격 개막하는 유엔총회 기간에도 대중 견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에서 데뷔 연설을 한 데 이어 22일 백신 정상회의, 24일 쿼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전면 샤오캉(모두가 풍족한 삶)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 뉴스1


◇ 中, 美 봉쇄에 돌파구 마련 주력…주변국 외교 강화 및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 

중국 정부도 미국의 봉쇄 정책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주변국과의 외교를 강화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최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0개월 만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런 전략 차원이다.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 등을 만나 "중한 양국은 서로 떠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윈-윈(win-win)을 실현하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파이브 아이즈 확대’ 논의에 "구시대적 냉전의 산물"이라고 일축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이 '오커스' 출범을 발표하자 "매우 무책임", "냉전적 사고방식" 등으로 맹비난하며 강도 높게 반발했다. 중국은 오커스 출범에 대해 미국이 냉전 이후 유럽에서 러시아를 봉쇄하기 위해 썼던 방식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특히 미국이 1958년 이후 63년 만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전수하는 데 대해 "핵 잠수함 거래는 호주를 잠재적인 핵전쟁의 목표로 만들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중국은 동시에 미국이 가입을 거부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을 신청하면서 맞불을 놨다. 중국 정부는 이번 가입 신청이 '오커스' 출범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CPTPP 가입 신청은 미국의 오커스 출범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미중 갈등 격화에 부담커지는 韓…샌드위치? 전략적 기회?

미중 갈등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양국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한국 정부로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중 정상간 대화가 거의 부재한 상황에서 미중 갈등의 수위는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한국 정부는 "한미 관계는 바위처럼 굳건하다"는 바이든 행정부와 '핵심이익 상호 존중'을 거론하며 경고성 발언을 하고 있는 중국 정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수 있다.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이번 오커스 출범 과정에서 호주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협력을 얻어내는 과정을 참조하면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원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게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은 미국이 '핵 비확산' 원칙을 내세우며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으로 인한 위협 증대와 중국의 해양 팽창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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