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사립대학협회가 배포한 이 지침서에서는 여학생의 히잡 착용 의무화와 출입문 구분 등의 남녀 구분 대책이 기재돼있다. 또 여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여교수를 고용해야 하며, 여학생은 따로 가르치거나 소규모 학급에서는 커튼으로 남녀를 구분하라고 적혀있다.

다만 이 지침이 탈레반 공식 입장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탈레반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커튼과 같은 강의실 칸막이는 전적으로 허용된다"면서 "아프간의 제한된 자원과 인력을 고려할 때 한 명의 교수가 양쪽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침으로 아프간 최대 도시인 카불, 칸다하르, 헤라트 대학 강의실과 교정에서는 학생이 수업을 듣거나 교수가 강의할 때 남녀를 구분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 널리 유포된 사진을 보면, 카불의 이븐시나대학 강의실 한가운데는 회색 커튼이 쳐져 있었다. 한쪽엔 남학생만, 반대쪽엔 히잡 차림의 여학생이 앉아 있었다.

카불대에 다니는 21세 여학생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전에도 남학생, 여학생은 따로 앉았지만 교실은 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다"면서 "커튼을 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정말 끔찍했다. 우리는 2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 역시 탈레반 정권하에 어떤 규칙이 내려질지 불확실하다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헤라트대 언론학 교수는 "오늘 출석한 학생들은 매우 불안해했다. 나는 그들에게 수일 내 차기 정부가 규정을 발표할 테니 계속 학교에 나와 공부하라고 말했다"면서 강의에 등록한 120명의 학생 중 출석한 학생이 30명도 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불의 한 사립대학 교수도 "얼마나 많은 학생이 복학할지 모르겠다"면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탈레반은 20년간 아프간에 주둔했던 미군이 지난달 철수하면서 다시 정권을 잡았다. 이번 남녀 구분 외에도 탈레반 교육 당국은 아프간 사립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은 아바야를 입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을 쓰도록 명령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