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시한 넘기면 비밀 구출 작전"…6일 남은 다급한 美의 복안

미국이 탈레반과 약속한 아프간 철군 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다급해진 미군이 직접 자국민 구조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한 지난 14일 이후 아프간에 머물던 6000여 명의 미국인 가운데 아직 1500여 명은 대피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에서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미 영주권 소지자들은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은 관리들이 지난 24시간 동안 500명에게 카불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안전한 길을 안내했다면서 나머지 1000여 명에 대해선 하루에도 여러 차례 '공격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1000여 명을 찾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미 행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아프간의 미국인 대부분은 이중국적자이며 대사관에 등록 하지 않은 이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00명 중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이들은 아주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은 자국민 구조를 위해 카불 안팎에서 비밀 작전을 펼치면서 이들을 직접 찾아 나서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군은 최근 헬기와 지상군 병력을 이용해 구출 작전을 개시, 이날 미군은 카불 시내에서 20명 안팎의 미국인을 구조했다. 

매체는 이날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구출 작업이 진행됐으며 지난 20일경 호텔에서 구조한 미국인 169명을 비롯해 총 185명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다만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들이 어디서 머물다 구조됐는지, 어떤 종류의 헬기가 작전에 동원됐는지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WSJ은 미국이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보다 자국민 대피에 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했기 때문에 임무가 어느 때보다 위험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당국은 자국민과 영주권자들에 대피 우선권을 부여하기 위해 아프간 군 통역 등 조력자들을 카불 공항에서 돌려보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은 탈레반과 약속한 철수 기한 마지막 이틀간 초점을 민간인 수송에서 미군 철수로 전환한다. 이로 인해 미국이 대피 작전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실질적으로 4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미군이 아프간을 떠나기 시작해 현재 카불 공항을 지키고 있는 미 병력은 6000명에서 5400명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 일각에서는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국인 1500여 명을 철수 시한까지 대피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  

세스 존스 전 미 특수전사령부 고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주요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철군 시한까지 모두 구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철수 시한을 넘겨도 이런 비밀 작전을 통해 남아있는 이들을 대피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앞서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8월 31일까지인 대피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계획이 마무리되지 못한다면 사용할 수 있는 대체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지 11일 만인 이날까지 미국과 동맹국들은 대규모 공수 작전을 펼치면서 8만8000명 이상을 대피시켰다. 

앞으로 미군 철군 시한까지는 단 6일이 남은 상황. 미국과 동맹국들이 남은 기간 자국민과 아프간특별이민비자(SIV) 적격자 등 피난민을 모두 구출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