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반격 발언 수위 높이며 공직 후보 자질 우려 키워

정세균·박용진 "이재명, 결자해지해야"…송영길도 '쓴소리'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자신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철회하라는 이낙연 전 대표 측에 18일 '정치 생명을 끊겠다' 등 발언을 쏟아내자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들이 내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황씨가 연일 공직 후보자의 발언이라고 보기 어려운 과격한 말을 쏟아내자 여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금도를 벗어났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는 황 사장 내정을 철회하고 결자해지하기 바란다. 그게 합당한 길"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간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과 관련한 측근인사, 낙하산 인사 등 여러 논란과 관련해 달리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도 "황 내정자는 이낙연 후보에 대해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등의 섬뜩한 표현을 사용하며 갈등을 격화하고 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결국 이 모든 논란과 갈등이 이 지사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황 내정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제 하루 종일 이 전 대표의 '친일 프레임' 때문에 크게 화가 났다. 이 전 대표가 저에게 '너 죽이겠다'는 사인을 보낸 것으로 읽었다"며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저는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이 전 대표가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이낙연 캠프가) 연미복 입은 것이 친일이 아니라고 열심히 변명을 하고 있다. 친일 프레임이란 게 그런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처럼 황 내정자가 강성 발언을 쏟아내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 지사가 사장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황 내정자는 어떤 사유로 사장 공모에 응모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경기도에서 권유했는지, 권유했다면 누가, 언제, 어떤 형식으로 제안했는지를 밝히면 될 일"이라며 "그런데 '인간 아닌 짐승', '정치적 생명 끊는 데 집중' 등 막말 대응은 자신을 임명한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사가 고집 피울 일이 아니라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이 지사는 이러저러한 해명을 하고 있지만 국민의 눈에는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고 이번 내정을 보은차원의 '밀실 인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 참석해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2021.8.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 지도부도 공방의 수위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지만 황씨의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논란 과정을 통해 다 상식에 맞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황 내정자의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까진. 잘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송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사직 사퇴에는 말을 아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사실상 송 대표의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지사 측은 일단 황 내정자를 감싸면서 상대 주자들의 거센 공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17일) 본경선 4차 TV토론에서 "보은인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황씨는 나름 전문성을 가진 훌륭한 음식문화 전문가"라며 "도의회 인사청문회, 국민 여론을 보고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캠프 내에서도 황 내정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입장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최근 화상회의에서 황 내정자와 관련한 여러 의원의 의견을 들었다"며 "이 지사의 입장대로 오는 30일 예정된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까지 보자는 입장과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