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열풍 너무 뜨거웠나"…식품업계, 2Q 실적 일제히 마이너스

작년 '코로나 특수' 효과에 영업이익 일제히 감소

신성장 동력 확보한 CJ제일제당, 상반기 최대 실적…빙과 희비 엇갈려

 

식품업계가 올해 2분기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집밥 특수'를 누린 데 따른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원재료 가격과 해상 운임 비용이 크게 오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 비중이 업체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너무 잘 팔아서"…식품업계, 올해 2분기 영업익 나란히 감소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삼양식품·오뚜기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코로나19 특수를 제대로 누렸던 라면 제조업체의 실적 변화가 뚜렷했다. 업계 1위 농심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172억767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3%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6479억161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지난해 '라면 특수'로 인한 일시적 실적개선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외식 소비 심리가 서서히 회복하고 집밥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와 같은 판매 호조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밀가루와 국제 팜유 가격부터 인건비·물류비를 포함한 제반 경영비용이 상승한 반면 가격을 올리지 못한 탓에 수익성이 떨어졌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들. 2021.5.2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삼양식품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42억431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5%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해 1475억6611만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수출과 환율을 포함한 외부요인 영향이 컸다. 삼양식품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국내 1209억원, 해외 1666억원으로 수출 비중이 더 높다.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 해외 생산기지가 부재한 탓에 수출에 따른 물류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상반기 환율이 하락세를 걸으며 수익성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수출 기업은 외화로 벌어들인 이익을 원화로 환산하는데,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된 변동 요인"이라며 "수출 비중이 높아지다 보니 해상 운임과 환율 부담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역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지난해보다 31.57% 줄어든 361억7430만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실적 호조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국제 팜유 및 밀가루 가격 부담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매출은 기업간거래(B2B) 증가에 힘입어 4.33% 증가한 6687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269억원으로 27.03% 감소했다.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공장 야경 © 뉴스1


◇"미래 먹거리 찾자"…CJ제일제당·대상 매출 상승 효과 

반면 '코로나19 기저효과'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 식품업체도 눈에 띈다. CJ제일제당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고부가가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다.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6조3092억원,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4696억원을 달성했다. 자회사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5% 성장한 3조7558억원, 영업이익은 26% 늘어난 3799억원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사업이 2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5% 늘어난 9176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74.8% 증가한 19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를 넘어서며 고부가가치 바이오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대상 역시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술·집밥 트렌드에 발맞춘 브랜드 육성에 나서며 매출 상승효과를 봤다. 대상의 올해 2분기 매출액(연결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한 8319억3009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줄어든 455억2751만원, 당기순이익 역시 13.6% 감소한 302억8889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정간편식(HMR) '호밍스'와 '야식이야'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상 관계자는 "2분기 외식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B2B(기업간 거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가정간편식(HMR) '호밍스'와 '야식이야' 브랜드 신제품도 2분기 매출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CU역삼점에 빙과류가 진열돼있다. 2020.6.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여름 성수기 장사에 한창인 빙과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빙그레의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 10월 합병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영업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해태아이스크림 매출액이 빙그레 매출액에 포함되면서 빙그레의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3247억2253만원을 기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무더위 영향에 따라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푸드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동반 상승했다.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1% 늘어난 194억9400만원을 기록했고 매출액(4575억4500만원)도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롯데제과의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든 248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라인에서 빙과·나뚜루·제빵 카테고리 제품 매출이 50%가량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실적 거품이 빠지면서 식품업계 성적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동시에 온라인 채널과 수출 판로를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은 업체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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